[잠깐읽기] 도슨트와 함께하는 벨 에포크 명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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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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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밤의 미술관

열두 밤의 미술관/이지안 열두 밤의 미술관/이지안

구스타프 클림트,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마르크 샤갈…. 벨 에포크를 대표하는 화가들이다. 경제·문화적 번성기를 누렸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유럽. 특히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시절’을 누렸던 이들의 그림은 오늘날까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고전 명화로 남아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그들의 작품을 편하게 감상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어렵사리 국내 기획전이 열린다 해도 다른 관람객 어깨너머로 대표작들을 본 뒤 떠밀리듯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 큰맘 먹고 현지 미술관을 방문해도 사정은 그리 만만치 않다. 충분한 시간과 금전 여유를 가지고 여러 나라를 오가지 않는 이상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오래 감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열두 밤의 미술관>은 애호가들의 이런 갈증을 채워줄 에너지 음료 같은 책이다. 미술치료사이자 해설가인 저자는 벨 에포크를 살았던 열두 화가의 작품과 캔버스 이면에 가려진 그들의 삶 속으로 이끄는 개인 도슨트가 된다.

국제미술전에서 금메달을 받은 그림의 금빛 배경을 스스로 덮어버린 클림트, 먼저 떠난 형의 이름을 물려받아 평생 그 무게를 안고 살았던 고흐, 누군가의 뮤즈가 아닌 화가로 서기 위해 붓을 잡은 쉬잔 발라동과 모더존-베커, 평생 아내의 뒷모습만 그린 함메르쇠이까지. 친절한 안내에 눈과 귀를 맡기다 보면 잘 안다고 생각했던 그림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다양한 표정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저자는 한 사람의 생을 오롯이 이해하고 나면 같은 그림도 전혀 다른 감상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이지안 지음/웅진지식하우스/296쪽/2만 2000원.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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