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선택 가이드] 첫번째 사회생활… 아이와 엄마 100% 만족시키는 곳은?
공립 단설 유치원인 부산 동일유치원 원생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놀이와 공부에 한창이다. 만 5세반 원생들의 장구 반주에 맞춰 민요를 부르는 수업.인터넷을 검색하고 옆집 엄마들 얘기를 들어봐도 대체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좀처럼 감이 오지 않는다. 아직 어리니까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 것도 같고, 남들 다 보내는 유치원에도 안 보낼 수 없다. 영어를 술술 말하는 조카를 보면 영어유치원에 보내 볼까 싶기도 하고, 요즘 놀이학교가 뜬다는 친구의 말을 듣다 보면 거기도 탐난다. 많고 많은 유치원 중에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곳은 어디일까? 오는 10~11월로 예정된 부산지역 사립·공립유치원의 원아모집 원서 교부 시기를 앞두고 유치원 입학에 필요한 정보를 소개한다. 미리미리 알고 준비해야 우리 아이 유치원 입학이 순조롭지 않을까.
부산권 유치원 10~11월 원아모집 원서
공립 월 3만~4만원 선, 인기 높아 추첨
직접 방문, 엄마들 평가 참고해 결정해야
#객관적 기준부터 체크하자!
보통 엄마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유치원의 종류에는 어린이집, 국·공립유치원, 사립유치원, 영어유치원, 생태유치원, 놀이학교 등등이 있다'고. 하지만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근거로 유아들을 교육하는 일종의 학교와도 같은 '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뿐이다. 어린이집은 교육이 아니라 보육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로 보건복지가족부 소속이며, 시·군·구청의 관리 감독을 받는다.
또한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운영되기 때문에 이름만 '유치원'이지 엄밀히 말하면 영어 등 특정 교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유아 대상의 사교육기관, 다시 말해 학원이다. 덧붙여 생태유치원은 일반 공·사립 유치원 가운데 자연친화적인 생태 교육을 강조하는 곳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통용되고 있는 명칭일 뿐이다.
기본적인 개념 정리를 했으니, 이제 유치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차례.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을 비교·분석해 보자.
현재 부산에 국립유치원은 없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공립유치원은 올해 6월 기준으로 모두 58곳이 운영 중이다. 시설 유형에 따라 5학급 이상으로 전용 건물을 갖고 전임 원장과 원감이 배치되는 단설이 7곳, 4학급 이하로 초등학교 내에 위치해 초등학교 교장이 원장을 겸임하는 병설이 51곳이다. 교육비가 단일반 기준으로 월 3만~4만 원 선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매년 추첨을 통해 입학생을 선발할 만큼 인기가 높다. 통상 매년 11월 중순 원서 교부를 한 뒤 모집 정원을 초과할 경우 11월 말께 추첨을 통해 입학생을 정하고 있다. 차량 운행은 따로 하지 않으며, 취업 부모의 자녀를 위한 종일반과 특수교육대상 유아 통합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급당 정원은 부산의 경우 만 3세 18명, 4세 26명, 5세 28명으로 정해놓고 있다. 교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육공무원으로 학급당 1명씩 배치된다.
반면 사립유치원은 개인이나 법인이 설립·운영하는 유치원으로, 국·공립과 비교했을 때 전국적으로 4~5배에 이를 정도로 수가 많다. 부산 또한 올해 6월 기준으로 307곳의 사립유치원이 운영되고 있어 공립에 비해 5배 이상 많다. 교육과정은 공립과 유사하지만 다양한 특별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교육비는 반일반·종일반 여부와 어떤 특별활동을 하는지 등에 따라 차이가 크다. 부산의 경우 오후 2~3시에 끝나는 정규수업을 받을 때 평균 22만 5천 원, 많게는 37만 원까지 교육비가 책정된 곳도 있다. 여기에 특별활동, 종일반이 추가되면 교육비는 더 늘어난다. 원아모집은 통상 공립유치원보다 한 달가량 앞선 10월 중에 이뤄진다. 교사 자격은 유아교육 전공자로 유치원 정교사 2급 이상 자격증 소지자이며, 정원은 국·공립 기준에 준하는 선에서 권장하되 약간의 융통성을 허용하고 있다.
#특성, 장단점 파악 뒤 선택을
유치원은 정부에서 유아기에 가장 알맞다고 규정한 교육 프로그램을 따르는 곳인 만큼 인지학습과 놀이, 생활교육, 인성교육에 고른 비중을 두고 있다. 단독건물에 야외 놀이시설이 확보돼 있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고, 간식과 낮잠, 자유놀이 시간이 확보된다. 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아대상 사교육기관에 비하면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아이 수가 많아 세심한 보살핌은 사실상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또 최근 방과후 수업을 추가하거나 종일제로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매일 전문 교사의 수업을 받는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에 비해 그 효과가 얼마나 클지도 장담하기 힘들다. 따라서 유치원은 누군가가 세심하게 아이를 돌봐주길 바라거나 창의력, 영어 같은 특정 분야에 욕심을 갖기보다는 놀이와 학습을 골고루 경험하게 하면서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은 경우에 적합하다.
반면 어린이집에서는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아이 수가 3~8명으로 적어 아이들과의 대화가 많고 잘못된 생활습관, 태도 등을 그때그때 선생님이 교정해 줄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놀이 위주의 활동이 중심이 되므로 교육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인성이나 생활습관 이외에 교육적인 무언가를 배우기를 원한다면 자칫 아이가 하루를 그냥 '때우다' 온다고 느끼기 쉽다. 교육비는 보건복지부 올해 고시 기준으로 만 0세 39만 4천 원부터 만 4~5세 17만 7천 원까지 다르며, 월 8만 원 범위 내에서 현장활동비 등 추가비용이 든다. 또한 영어유치원은 말하기 듣기 쓰기 등 다방면의 영어교육에 몰입하는 방식이므로 영어에 관해서는 효과가 크지만 교육 시간에 비해 비용이 월 70만~100만 원대로 비싸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 시스템이 거의 없어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엄마들 사이에서는 만 3세 때는 아이의 원만한 첫 사회생활 적응을 위해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내고, 좀 더 큰 만 4세 이후에는 유치원에서 또래관계를 경험하며 인성을 키우고, 여기서 좀 더 욕심을 내겠다면 만 5세 쯤엔 영어유치원 등에 보내는 것이 대세로 통하고 있다.
이 같은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한 뒤에도 선택이 알쏭달쏭하다면 집 주변에 위치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을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또 엄마들 사이에서 평은 어떤지, 선생님들 경험이 많은지, 집과 가까운지, 주변환경은 어떤지 등 여러가지 선정기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방면으로 정보를 확인한다. 유아교육기관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www.yoochiwon.or.kr) 또는 부산시 보육지원센터(http://busan.childcare.go.kr), 위키즈(www.wikids.net), 아가사랑(www.aga-love.org) 등의 사이트를 참고해도 좋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사진=최성훈 기자 noonw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