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 대신 보리 심자" 축제 꽃 먹어치운다며 꽹과리로 새 쫓아

부산시는 지난 3일 대저생태공원(강서구 대저동)을 개장했다. 나흘간 제1회 낙동강변 유채꽃 축제도 열었다. 꽃밭은 11만 평에 달한다.
환경의 눈으로 보자면 유채꽃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환경 전문가들은 새들이 오는 둔치에 유채꽃을 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겨우내 낙동강 하구를 찾는 철새들이 대저생태공원의 유채를 먹어버리면 봄에 축제를 하기 어렵다. 유채 축제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철새는 물리쳐야 할 적(敵)이다.
지난 겨울 유채밭에서 새를 쫓기 위해 꽹과리를 치고, 반짝이 줄을 설치한 장면이 환경단체에 발각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 씨를 뿌리다보니 씨가 부족해 새를 쫓아낸 것은 사실이다"며 "올해는 유채에서 씨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유채꽃이 금방 지는 것도 문제다. 축제가 끝난 지 일주일 정도 흐른 지난 11일 둘러본 현장은 아주 지저분했다. 생태공원은커녕 그냥 공원으로서도 볼품이 없었다.
유지 비용도 부담이다. 올해 유채 등을 심는 데 1억5천만 원을 썼다.
그런 점에서 환경단체들은 유채보다는 보리가 낫다고 평가한다. 대저생태공원에도 유채밭 사이로 일부 보리(1만 평·사진)가 심겨 있다.
보리는 관리가 용이하며, 새들이 먹어도 생육에 별 지장이 없다. 또 봄에 수확한 보리로 빵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축제도 가능하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단지 2~3주 축제를 위해 많은 예산과 공을 들인다는 것은 낭비다"며 "보리를 키워 나중에 빵을 만들고 축제를 여는 것이 자연과 사람에게 더 이롭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부산시의 입장에서는 유채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힘들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민 볼거리를 위해 대저생태공원에는 봄에 유채, 여름·가을에 코스모스·메밀을 심고 겨울에만 새를 위해 빈 땅으로 두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