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지는 산은 이전… 이억원 이어 여권 발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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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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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강준현 “안하는 방향 결정”
서울에 금융허브타운 조성 유력
지역엔 권역별 투자공사 가능성
부산 지역사회 거센 반발 조짐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관련, 부산의 숙원인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전망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4일에는 여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산은 이전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정부의 ‘호남 집중 지원’ 정책이 가속도를 내는 반면, 부산의 공공기관 이전 핵심 요구인 산은 이전이 무산되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지역 내 반발이 커질 조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4일 서울에서 열린 한 언론사 포럼에서 산은 등 공적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과 관련, “(정부 입장은)여의도에 금융허브타운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이 다 모여 있어야 서로 얘기도 하고 견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이전이 확정된 금융위원회를 제외한 주요 공적 금융기관이 서울에 남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면서 “산업은행은 (부산으로) 이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산은 이전의 대안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의 연내 2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앞두고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관측이 엇갈렸다. 지난해 대선 정국까지만 해도 윤석열 정부에서 출발한 산은 이전 어젠더를 이재명 정부가 수용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컸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호남 집중 지원으로 타 시·도의 형평성 논란이 커진 데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속도를 내면서 산은 이전도 다시 힘을 받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공적 금융기관들이 2차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경우, 산은 이전 지역은 제2 금융중심지인 부산이어야 한다는 당위론이 여권 내에서도 회자됐다. 특히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9월 초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민주당 김민석 대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까지 다 만났다.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면서 산은 부산 이전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부산 이전을)추진하다가 국회에서도 정리가 돼서 그렇게 하지 않는 걸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지역 내 파문이 일었고, 이어 전 시장조차 지난달 27일 부산 남구에서 열린 ‘동부산 타운홀 미팅’에서 ‘산업은행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된다면 부산으로 와야 하고, 이전 안 한다고 하면 그건 방법이 없다’고 밝히면서 정부 내 관련 기류가 뒤집힌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여기에 민주당 정무위 소속 의원이 이날 ‘이전 안 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산은 이전 전망은 급격히 어두워진 분위기다.

부산 지역에서는 여권의 ‘해양수도 부산’ 육성 전략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등 부산 특화발전 전략을 담은 입법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 산은 이전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구호만 무성한 ‘외화내빈’이라는 비판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이전이라는 첫 단추는 잘 꿰었지만 북극항로는 아직까지 상징적인 구호에 불과하고, 해운기업 이전은 실속이 부족하지 않느냐”면서 “산은 이전마저 빠진다면 해양수도의 ‘실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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