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신입생 참사] 아빠와 베트남 엄마 대화 도우려 베트남어과 지원했는데…
안타까운 사연·줄 잇는 미담
○…10명의 희생자 중 건물 잔해에 매몰돼 있어 가장 마지막으로 숨진 사실이 확인된 베트남어과 신입생 윤채리(19·여)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SNS상에 전해져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윤 씨는 8년 전 베트남 여성과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소통을 돕기 위해 베트남어과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장에서 윤 씨의 아버지가 넋이 나간 채 '채리 엄마는 아직 (이 사실을) 몰라요. 어떻게 해요'라고 말해 듣는 우리들도 답을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의 글이 소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부산 출신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안치된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은 18일 하루 종일 유족들의 오열과 조문객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미얀마어과 신입생 박소희(19) 씨의 빈소는 유족의 애끊는 절규가 가득했다. 박 씨의 아버지는 "그 추운데서 우리 딸이 얼마나 춥고 아팠겠냐"며 슬픔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박 씨의 고등학교 친구 30여 명도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졸업식장에서 환하게 웃던 박 씨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박 씨의 영정 사진 앞에서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박 씨의 고등학교 후배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18일 오후 침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희생자 중 한 학생의 이름을 몰라 구설수에 올랐다. 서 장관은 빈소에서 유족들과 후배를 구하러 붕괴된 건물에 들어갔다가 숨진 미얀마어과 양성호(25) 씨의 사연을 이야기하던 중 양 씨의 이름을 알지 못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용각 부산외대 부총장도 양성호 씨의 성을 몰라 '홍성호'로 말하는 바람에 분개한 유가족들이 언성을 높이는 일이 벌어졌다.
○…18일 오후 울산 북구 21세기 좋은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치인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먼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방문해 분향하고 유족을 위로했고,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 측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박맹우 울산시장 등이 이어서 분향소를 찾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정치권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 조속한 보상 협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1세기 좋은병원에 사망자의 친구들 발길도 이어졌다. 특히 검은 옷이 입은 고교 동창들이 분향을 할 때 유족들의 흐느낌은 더욱 커졌다. 사망자 고혜륜(18·여) 씨의 한 고교 동창은 "저를 보고 더 슬퍼하셨는데 아무래도 혜륜이가 많이 생각 난 것 같다"며 "나도 믿기지 않는데 부모님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도 안 간다"고 말했다.
○…이날 해병대 출신인 고 양성호 씨를 기리기 위해 전국에서 온 해병대전우회 소속 30여 명이 밤새도록 빈소를 지켰다. 빈소에는 양 씨 친구들이 두고 간 '사랑한다 친구들'이라는 문구의 조화가 있었다.
조문을 온 부산외대 김성원 미얀마어학과장은 "양성호 학생은 학회장을 맡을 만큼 믿음직하고 책임감 있는 제자였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헌혈증 모으기' 운동을 펼쳐 부산외대 부상 학생의 수술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헌혈증은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우편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모금활동을 펼치기 위한 작업도 준비 중이다.
부산대 총학은 부산외대 총학생회 측과 연락해 함께 문제 해결을 논의하고, 다른 대학 총학생회에도 사태를 알려 연대에 나서기로 했다.
사회·지역사회·정치부 srd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