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신입생 참사] 수백 명 모여 공연 즐겨도 '안전진단 면제·출입문 달랑 하나'
18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이 붕괴 사고가 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지붕이 무너져 내려 부산외대 신입생 등 10명이 숨지고 10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실내체육관 참사는 사실상 예고된 인재였다.
최근 1주일 동안 경주지역에 50㎝ 이상의 폭설이 내렸지만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은데다 사실상 공연 등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등 편법으로 운영됐지만, 체육시설이라는 이유로 정기 안전진단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19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2009년 9월 사용승인을 받은 실내체육관은 가로 36m, 세로 31m, 높이 10m, 연면적 1천205㎡ 규모의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건립됐다. 이 건물은 경주시로부터 '체육시설'로 허가받아 원칙적으로 집회·문화행사를 열 수 없다.
면적 작다고 점검 대상 빠져
10m 높이 사실상 2~3층 건물
단층 분류돼 문 1개로도 '적법'
그러나 체육관에서는 공연 등이 개최됐고 사람들도 이를 관람했다. 이에 따라 체육관에는 관람석이 설치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체육시설보다 '운동경기관람장'으로 허가를 받아야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체육시설일 경우 연면적 5천㎡ 이상 돼야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지만 운동경기관람장은 1천㎡ 이상일 때 특정시설물 관리대상으로 지정돼 해당 지자체의 정기점검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또 사고가 난 체육관은 사실상 공연 등에 많이 이용됐지만 주 출입문은 한 곳에 불과했다. 특히 주 출입문은 지붕이 무너지는 과정에 문틀이 뒤틀리면서 문이 제때에 열리지 않아 피해를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체육관 높이가 10m로 보통 건물의 2∼3층에 해당되는 건물 규모다. 하지만 체육관은 단층(1층)으로 건립되면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복층일 때 2곳 이상의 출입문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을 피해갔다. 단층일 때 출입문은 한 곳을 설치하면 된다. 여기에 이 건물은 연면적이 1천205㎡에 달해 하지만 75일 만에 건립된데다 설계서 내용과 달리 천장에 H빔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지붕 위의 눈을 제때에 치우지 않은 리조트 관리자들의 안이한 사고인식도 한몫을 했다. 체육관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울산 북구에서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기업체 7곳의 공장 지붕이 폭설로 무너져 실습 중인 고교생 1명 등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20여 개 기업체가 공장 지붕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자 소방서 등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울산과 이 지역 건축물은 1㎡당 50㎏의 눈 무게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50㎝의 눈이 내릴 경우 50㎏의 하중이 실린다. 습기를 머금은 습설일 경우 2∼3배의 무게를 가진다. 사고 당시 체육관 지붕에는 60∼70㎝의 눈이 쌓였으며 무게로 환산하면 최소 120t 이상의 하중이 실렸던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리조트 측은 지붕 위의 눈은 손도 대지 않았고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울산지역 한 기업체 관계자는 "눈 무게에 공장 지붕이 무너질까봐 밤새 직원을 동원해 눈을 치웠지만 위험해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했었다"며 "리조트도 눈을 치우고 학생을 수용하든지 아니면 체육관을 폐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태권·김민진 기자 ktg660@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