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숲 : 숲 태교] 숲의 싱그러운 '힐링', 엄마 뱃속에서부터 느끼다
부산 해운대구청과 ㈔부모애숲이 '예비 부모를 위한 한국 전통 숲 태교' 프로그램 일환으로 지난 10일 장산 유아숲체험원에서 마련한 '숲속 작은 음악회'를 임신부와 그의 가족들이 자유롭게 즐기고 있다.임신부에게 뱃속 아이의 건강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뱃속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먹고 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고 듣는 것과 마음가짐까지 태교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임신부 사이에서 관심이 커지는 '숲 태교'도 그중 하나다.
부산 해운대구청과 ㈔부모애숲이 지난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장산생태숲에서 '예비 부모를 위한 한국 전통 숲 태교'를 세 차례로 나눠 열고 있다. 지난 10일엔 임재택 부산대 명예교수의 '행복한 선물, 숲에서 배우는 천지부모의 지혜' 이론 강의 외에 숲길 걷기, 국악연주단 우리소리 우리가락 청이 마련한 '숲속 작은 음악회'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전통 태교에 숲 프로그램 연계
임신부·태아의 정서적 안정
건강한 아기 출산에도 큰 도움
화명수목원 '숲 태교 교실' 개설
선착순 예약 해야만 참여 가능
해운대구청-부모애숲에서도
내달 1일 프로그램 실시 예정
■숲에서 나누는 엄마와 아이의 교감
숲에서 하는 태교라고 해서 특별히 정해진 방식이 있는 건 아니다. 피톤치드, 물소리, 새소리, 음이온 등 숲의 청정한 환경 요소를 활용해 자연 속에서 엄마와 태아가 교감하는 정서적·신체적 체험 활동을 포괄적으로 지칭했다. 주로 숲을 걸으면서 뱃속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거나 숲에서 쉬는 동안 명상, 스트레칭을 하면서 긴장된 심신을 이완했다.
숲 태교는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제공할 뿐 아니라 건강한 아기의 출산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임신부의 경우, 호르몬 분비 변화로 감정 기복이 심해져 불안감을 느끼거나 우울해질 때가 자주 있는데 숲에서의 교감신경 활성화를 통해 심박수 감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 감소 등 효과로 뱃속 아이와 산모에게 긍정적 영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명수목원 신명숙 숲해설가는 "일반 산림욕과 마찬가지로 임신부가 숲을 산책할 때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가 가장 좋은 시간이지만 낮 12시 전후는 자외선지수가 높으니 계곡 옆 그늘숲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둘째를 임신 중인 강고은(33·금정구 장전동) 씨는 숲속 작은 음악회를 관람한 뒤 "임신 초기라 그런지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데 숲에 오니 확실히 힐링되고 좋다"고 말했다. 첫아이(6세)를 숲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이경아(36·동래구 온천동) 씨는 숲 치유 효과를 체감하는 듯 둘째를 임신도 하기 전에 신청했는데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 임신 사실을 확인하는 경사를 맞았다.
29개월과 6세 두 아이와 함께 숲속 작은 음악회에 참가한 양나겸(36·동래구 명륜동) 씨 역시 큰아이를 숲유치원에서 보내고 있는 경우였다. 양 씨는 "동생이 태어나고 큰아이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며 틱장애 비슷한 증상을 보여 고민하던 중 숲유치원으로 옮겼는데 숲에서 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풀고 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아이가 잘 먹고 잘 노는 건 물론이고, 집에 와서도 잘 자는 편이라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졌다"면서 "자연을 가까이하면서 집중력이 커지고, 자율적인 아이로 변한 게 눈에 띄는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숲속 음악회가 끝난 뒤에도 자연 속에서 활발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던 임 교수 역시 "숲에서 이렇게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가둬놓고 키우다니…"라며 혀를 끌끌 찬 뒤 "많이 뛰고 구르는 아이는 물도 많이 마시게 되고 대뇌도 활성화되면서 생각 주머니도 많이 열려 창의적인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잉태, 출산, 수유, 육아의 과정을 '자연산'으로 하다 보면 순하고 영특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면서 "옛날엔 밭매고, 베를 짜다가도 아이를 낳을 수 있었던 건 근력이 따라준 결과이며 적절한 운동이 따라주지 않으면 임부의 체중이 늘어 자연분만도 힘들어지고, 태어날 아기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경계했다.
'부모애숲' 신선명 본부장은 "숲 태교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사업이고,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산림복지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면서도 "전통적인 태교를 숲 프로그램과 연계함으로써 임신부와 태아뿐 아니라 그 아이들이 태어나 유아(유아숲체험원고 숲유치원)와 청소년기(자유학기제 '청소년 숲 교육' 등)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에 가까워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숲 태교 프로그램 어떤 게 있나
해운대구청과 부모애숲에서 마련 중인 '예비 부모를 위한 한국 전통 숲 태교'는 7월 1일 오후 2~4시 40분 한 차례 더 남겨두고 있다. 051-923-1263.
화명수목원에서도 단체 숲 해설 프로그램 일환으로 '숲 태교 교실'을 개설 중이다. 하지만 일반 프로그램이 먼저 예약되면 태교 프로그램 해설을 진행할 숲해설사가 없기 때문에 선착순 예약을 해야만 참여가 가능하다. 화명수목원 숲 태교의 경우, 수목원에서 돗자리를 대여하고 침엽수림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휴식을 하다가 초화원에서 풀꽃과 허브 향을 맡는 코스로 느리게 산책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051-362-0261.
이 밖에 거리 부담이 있긴 하지만 '생애주기별 산림 복지' 일환으로 산림청에서 시행하는 '숲 태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임신 16주에서 36주 임신부 및 임신한 부부를 대상으로 산음(경기도 양평), 장성(전남), 청태산(강원도 횡성), 대관령(강원도 강릉), 양평(경기도), 가평(경기도) 등 국·공립 '치유의숲' 6곳에서 진행한다. 희망자는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로 신청하면 되고 참가비는 무료다. 각 회당 20명의 참가자는 숲속 명상, 맨발 걷기, 요가, 아이에게 주는 첫 선물 만들기(모빌·꽃편지·손수건) 등을 하게 된다. 042-481-8877.
경북 영주에 위치한 국립산림치유원도 임신 16~32주 안정기에 접어든 임신부와 배우자, 자녀를 대상으로 '콩닥콩닥 두 개의 심장' 숲 태교 프로그램을 5~9월(월 1회, 1박 2일 프로그램) 진행 중이다. 1인 3만 원의 참가비를 내면 숙박과 식비(3식), 만들기 재료비 등 프로그램 체험료도 포함된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1만 5000원, 36개월 미만 자녀는 무료다. 054-639-3545.
글·사진=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