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견 작가 강동수, 세월호 추모 소설에 '젖가슴' 비유로 구설수…출판사 입장도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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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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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견 작가 강동수(58) 씨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겠다며 낸 소설에서 자두를 젖가슴에 비유해 구설수에 올랐다. 출판사는 문해력을 언급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가 공분을 샀다.


앞서 지난 5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강씨가 지난해 9월 발간한 소설 '언더 더 씨'의 일부 구절이 논란이 됐다.


소설은 세월호 참사 때 가라앉은 여학생을 화자로 설정했다. 문제가 된 대목은 화자가 생전에 자두를 먹던 경험을 떠올리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이라는 표현이다.


화자가 세월호 희생자이자 미성년자로 설정된 점에 미뤄 고인에 대한 성적 대상화이자 모욕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교복 블라우스는 바닷물에 삭아 걸레처럼 해졌고 스커트도 암초에 들러붙은 굴 껍질에 갈기갈기 찢긴 지 오래다" "불가사리에 파 먹혀 뭉텅 날아가 버린 종아리 짬엔 허옇게 뼈가 드러나 있다"와 같은 표현도 유사한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어느 여학생도 자신의 가슴을 젖가슴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자두를 먹으며 가슴을 떠올리지 않는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신문이 이같은 비판을 보도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강씨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집필 의도 등을 설명했다.


강씨는 "소설 속의 한 구절을 들어 어떤 극렬 편향적인 페미니스트 카페 회원들이 문제를 삼았던 모양"이라며 "'언더 더 씨'라는 소설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종의 문학적 진혼굿 개념으로 쓴 소설"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된 소설의 대목을 언급하며 "이게 여고생을 성적 대상화한 남성작가의 음험한 시선이 만들어낸 구절이란 거다. 한마디로 '개저씨'라는 거다"라고 억울해했다.


이어 자신이 논란의 문장을 쓴 의도에 대해 "무언가를 먹는 기억은 살아있음을 환기시키는 가장 중요하고 일반적인 장치"라며 "무구하고 생기발랄한 젊디젊은 여학생의 생을 상징하는 문학적 장치로서, 단단하고 탱탱한 자두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서두의 그 구절은 바닷물을 떠돌아다니느라 교복 스커트가 삭아 해어지고 불가사리에 종아리를 한 움큼 파먹히는 대목의 묘사와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비판 여론에 대해 "'젖가슴'이라는 단어가 소설에서 쓸 수 없는 금기어라도 된다는 건가?"라며 "원고지 120매 짜리 긴 소설의 한 문장을 떼어내 전체 의도와 맥락을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또 자신이 언론사 문화부의 문학기자, 문화부장 등을 거쳤다고 밝히며 "한국의 언론이 이렇게 경박해지고 타락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현재 경성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강씨는 국제신문 수석 논설위원 출신으로, 최근에도 칼럼 등을 기고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찌라시', '편향성', '무지' 등을 언급하며 "어떻게 집단의 폭력으로 표현의 자유를 목죄려는지 우리 사회 일각의 반지성주의가 끔찍하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 글에도 몰려들어 난장판을 만들 가능성이 있겠지만 개의치 않겠다'고 했으나, 비판 댓글이 1천개가 넘어서는 등 반박이 거세지자 만 하루도 되지 않아 글을 내렸다.


누리꾼은 "남고생이 바나나를 먹으며 자신의 성기를 떠올리겠는가" "젖가슴 없이는 문학 창작을 할 수 없나" "문학이 아니라 성희롱에 불과하다" "유가족 앞에서 이 소설을 낭독할 수 있나" 등 비판 의견을 개진했다. 젊은 여성은 물론 많은 남성과 중년 여성 등도 가세했다.


현재 강씨의 페이스북에서는 해당 글을 볼 수 없는 상태다.


출판사 역시 정면반박에 나섰다가 공분을 샀다. 6일 호밀밭출판사는 페이스북에 공식입장을 내고 "호밀밭은 지난 10년 동안 누구보다 여성의 인권과 소수자들의 권리,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해 온 출판사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신문 보도를 언급하며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이 소설을 읽지 않고 기사를 썼다고 확신한다" "언제부터 우리 언론의 수준이 이렇게 낮아졌는지 실망스럽다" 등 비판을 가했다.


호밀밭출판사는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이런 낙인찍기는 자칫하면 대중파시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판사는 독자의 문해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호밀밭출판사는 "문해력의 차이에 따라 수용의 수준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이번 서울신문의 기사와 이후 일련의 네티즌 집단행동은 그런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판사 역시 거센 반박에 부딪혀 입장을 철회했다. 일부 누리꾼은 "독자에게 문해력 운운한 호밀밭출판사에서 내는 책은 절대 읽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출판사는 공식입장을 삭제한 뒤 새 글을 올려 "더 듣고, 더 살펴보려 한다"며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만간 다시 글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전후맥락을 고려해도 왜 어린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화자가 세월호 희생자라는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성적대상화에 대한 비판이 거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작가는 작품을 내어놓았고, 독자는 자유롭고 적확한 입장에서 비판할 수 있다" "언론과 독자의 수준이 낮다며 고소한다더니, 글을 지우면 다인가"와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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