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결산 기자회견] 영화 관람객, 11년 만에 '20만 달성'… 안정적 예산 확보 '숙제'
방문객 27만 명, 작년보다 4만 ↑
개막 하루 앞당겨 흥행 기간 늘려
판빙빙 등 역대급 게스트 큰 역할
국비·시비 등 예산 줄어 ‘아쉬움’
15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서 정한석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동영 인턴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영화제는 2015년 이후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안정적인 예산 확보라는 숙제 또한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15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1회 BIFF 결산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6일부터 숨 가쁘게 달려온 BIFF가 막을 내리는 당일을 맞아 이번 BIFF의 성과를 최종 집계하고 결산하는 자리였다.
BIFF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를 찾은 총 방문객 수는 27만 7027명이다. 이는 영화 관람객과 각종 부대행사 참가자를 합친 수치로 지난해보다 약 4만 명 증가했다.
특히 순수 영화 관람객 수로만 따지면 올해 20만 43명이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 관람객 수가 20만 명을 돌파한 것은 2015년 BIFF 이후 11년 만이다.
올해의 성과에 대해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올해의 큰 성취가 있다면 관객과의 접점을 확실히 찾았다는 점”이라며 “새로운 전성기로 도약할 수 있는 문을 열었으며, 이는 BIFF 르네상스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감히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역대급 성과 뒤에는 BIFF 측의 철저한 전략이 녹아 있다. 우선 통상 수요일에 하던 개막일을 하루 앞당겨 흥행 기간을 늘린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BIFF에 따르면 통상 관객의 80% 이상이 타 지역에서 방문하는 외지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관객이 휴가를 내고 주말을 끼고 부산을 찾는데, 개막 후 첫 주말에 관객 동원력이 가장 집중된다.
BIFF는 개막 첫 주말 효과를 최대한 길게 누릴 수 있도록 일정을 구성하는 한편, 관람 수요가 가장 높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간 주요 상영작의 상영 회차를 1회씩 늘리며 관객을 효과적으로 모았다.
역대급 게스트의 존재는 이제 축제의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상수’가 됐다. 올해 역시 판빙빙, 알폰소 쿠아론, 고레에다 히로카즈부터 이창동, 현빈, 조인성, 조여정, 손석구 등 국내외를 대표하는 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크린 속 스타들을 보기 위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팬들도 덩달아 부산을 찾았다.
이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GV)’는 올해 304회 개최됐다. 극장 밖에서 만남을 갖는 각종 행사는 모두 72회를 기록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감독과 배우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영화제로 BIFF의 색채를 짙게 가져가는 셈이다.
다만 안정적인 축제 예산 확보라는 숙제도 확인했다. 올해 BIFF 본행사 예산은 135억 원으로 그중 국비는 9억 6800만 원(7%) 수준에 그쳤다. 부산시로부터 받는 시비는 지난해보다 5억 원이 줄어든 61억 원이었다. 칸·베를린 등 세계적 영화제와 더불어 이웃나라 일본의 도쿄국제영화제와 비교해도 공적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박광수 이사장은 “예산 문제는 함부로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BIFF가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인 만큼 중앙정부에도 예산 지원 개선을 요청했다. 다행히 대통령께서 영화와 영상 분야에 대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고, 장관도 BIFF의 내년 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내년에는 많은 예산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BIFF까지 불똥이 튄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정 집행위원장은 지난 8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영화인들의 성명 기자회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지영·이명세 등 BIFF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이 “영화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고 관객의 판단을 정치가 대신하지 말라”고 성명을 낸 바 있다.
정 집행위원장은 “영화가 그렇다면 영화제 역시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야 한다. 영화제도 관객의 판단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암살자(들)’은 BIFF의 공식 상영작이 아니었기에 공식 상영이 취소된 적은 없다. 야외 무대인사 등 예정된 행사는 게스트와 제작사 측의 취소 요청을 존중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