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IT업체 ‘세정아이앤씨’] ‘원클릭 재난상황전파’, 도시형 재난관리 시스템 구축
지난 9일 부산 금정구 구서동 세정아이앤씨 본사에서 손우민 대표가 APEC 기후센터와 함께 개발한 ‘도시침수예측시스템’ 을 설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폭우가 쏟아지기 전에 도심 피해상황을 예측한다. 강선배 기자 ksun@
지난 2월 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을 세계적인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물인터넷(IoT)과 블록체인(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기술의 결정체인 스마트시티는 단단한 IT 기술 기반 위에서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 ㈜세정아이앤씨는 4차산업 혁명을 대비해 지역 IT 기술 역량을 극대화하는 향토기업이다. 스마트시티로 발돋움을 준비하는 부산에서 주목받는 IT 업체이다.
세정그룹서 ERP·SI 개발 시작
재난 대비 전문업체로 영역 특화
미리 설정한 재난 시나리오 따라
자동 문자 발송 등 ‘신속성’ 장점
특허 획득… 울산·용인시 등 보급
집중호우 예측·피해 최소화
도시침수예측시스템도 ‘주목’
SI 개발부터 재난 시스템 구축까지
1995년 문을 연 세정아이앤씨는 패션·의류기업인 ㈜세정의 관계사다. 원래 세정그룹 내에서 이뤄지는 업무 전반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ERP(전사적자원관리) 구축, SI 개발사업 등을 맡았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외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세정그룹에 뿌리를 두다보니 패션·의류를 비롯한 유통 분야에서 세정아이앤씨의 강점이 두드러졌다. 덕분에 한샘과 남양, 이마트24, KT&G 등 국내 유명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IT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했다.
공공기관 재난 인프라 서비스 구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4년 부산시 재난상황실 유지보수 업무를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세정아이앤씨 손우민 대표는 “재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만큼 지역에서 재난 안전 시스템 영역을 특화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특히 부산의 경우 바다와 산지, 하천 등 자연 재난과 관련한 요소가 많아 재난 대비 시스템의 필요성이 더욱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원클릭 재난상황전파시스템’이다. 재난상황 통합모니터링을 통해 재난 때 다양한 루트로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재난문자 등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신속성이다. 손 대표는 “기존에 재난 상황을 알리려면 개별적인 시스템에 일일이 로그인 해야 했기 때문에 전파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며 “원클릭 시스템을 이용하면 미리 설정해둔 재난 시나리오에 따라 자동으로 휴대전화 문자 발송, 팩스 서버, 방송국, 도로·지하철 전광판, 재난 스피커 등으로 관련 정보가 송출된다”고 설명했다. 재난 단계가 높은 수준일 땐 상황실 관리자의 개입 없이 재난상황이 전파될 수도 있다.
세정아이앤씨는 원클릭 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엔 특허를 획득, 이를 기반으로 울산시, 용인시, 창원시 등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지역 300여 곳의 학교와 협업해 재난상황이 교내 방송을 통해 즉각 전파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선점에 전력투구
세정아이앤씨가 개발한 ‘도시침수예측시스템’ 역시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도심 곳곳에 하천이 있어 침수피해가 잦은 부산의 특성을 고려해 집중호우를 미리 예측,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기상 관련 APEC기후센터와 함께 개발한 이 시스템은 위성 정보, 레이더 기반 구름탐지 등을 통해 집중호우를 최대 2시간 먼저 예측한다. 얼마나 침수가 진행될지, 이로 인해 어느 지역까지 피해를 입을지 등도 분석해낸다. 지자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하수관로와 맨홀 상태 등을 업데이트해 재난 모델링에 반영한다.
세정아이앤씨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심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속출했던 2014년 8월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천천 유역의 도시침수예측시스템을 만들었다. 현재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는데, 세정아이앤씨는 이를 부산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세정아이앤씨에는 63명의 전문 인력이 있으며, 서울 사무소에도 1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지역 IT 업체로서는 현재도 작지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2016년 부임한 손 대표는 재난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히는 등 블록체인 관련 기술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꾸준히 블록체인 관련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블록체인 시장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지역에서 진행되는 각종 IT 사업의 주도권을 수도권 업체에서 가져가다 보니 지역 IT 업체들은 기회마저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손 대표는 “세정아이앤씨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경쟁력을 갖춘 IT 업체들이 상당히 많다”며 “스마트시티 사업 등 지역에서 벌어지는 IT 사업에 지역 IT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진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