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고분서 5세기 중국제 최고급 청자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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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산고분군 75호분에서 5세기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최고급 청자를 비롯한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문화재청 제공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 5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청자가 나왔다.

말이산 75호분서 연꽃무늬 그릇
가야중심권역서 발견된 첫 사례

문화재청과 함안군은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가 발굴조사한 말이산고분군 75호분에서 아가리 지름 16.3㎝, 높이 8.9㎝인 최고급 중국제 청자를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청자는 무덤 주인의 시신을 두는 매장주체부 서쪽 유물 부장 공간에서 발견됐다. 청자에는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연꽃잎 8개를 새겼다.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을 모두 사용해 입체감이 느껴지는 점이 특징이다.

조사단은 청자에 대해 “5세기 송나라 시기 청자 그릇의 대표적 형태”라며 “중국 장시성 홍주요(洪州窯)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되며, 중국 출토품과 견줘도 최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청자 제작 시기는 새겨진 명문을 근거로 402년, 474년에 각각 제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중국 출토품들과 비교해 474년 전후로 판단했다.

조사단은 “국내 유물 중에는 천안 용원리고분군과 서울 풍납토성에서 수습한 청자와 유사하다”며 “백제문화권과 가까운 남원 월산리고분군에서 중국제 계수호(鷄首壺·닭머리 모양 주둥이가 있는 항아리)가 나온 적은 있으나, 가야 중심 권역에서 중국 청자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역사서인 ‘남제서’(南齊書)의 ‘동남이열전’ 기록에서 남제에 사신을 파견해 조공하고 ‘보국장군 본국왕’이라는 작위를 받은 ‘가라국왕 하지(荷知)’가 기존에 알려진 대가야가 아닌 아라가야 왕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순장자의 두개골 일부와 치아도 확인됐다”면서 “말이산 75호분은 아라가야 위상과 국제성을 보여주는 유적”이라고 말했다.

김길수 기자 kks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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