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났던 그 시간을 그리다
하미화 개인전 ‘빛났던 시간…’
27일까지 동구 제이작업실
사라지는 원도심 풍경 재해석
빛났던 시간, 그 아련한 기억을 그리다.
하미화 개인전 ‘빛났던 시간-헤어지는 중’이 7일부터 부산 동구 좌천동 제이작업실에서 열린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하 작가는 재개발에 의해 사라져 가는 부산 원도심의 풍경의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업은 작가가 어린 시절 살았던 주택가를 다시 찾아간 기억에서 시작한다. 하 작가는 “과거의 ‘빛났던 시간’을 생각하며 들뜬 마음으로 찾아간 동네와 집은 놀랍게도 빈집이 되어 키 높이 자란 풀과 오래된 나무들로 뒤덮여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재개발 앞둔 동네는 폐허와 같은 모습이었고, 이름 모를 풀과 영역 동물인 고양이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작가는 이들도 언젠가는 곧 그곳에서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사라진, 사라질, 그리고 남아있는’ 풍경. 작가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화폭에 옮겼다. 작가는 “부산진구의 오래된 동네에 작업실이 있었는데 익숙했던 공간들이 슬럼화되고 철거 딱지가 붙는 모습을 봤다”며 “모든 생명체를 아우르던 원도심 풍경이 변해가는 모습에 슬픈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하 작가는 화려하지도 빛나지도 않는 풍경을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빛났던 기억이나 순간에서 헤어져야 하는 우리 자신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작업에 다양하고 부드러운 색을 넣었다. 작가는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추억을 기억하는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빛났던 시간-헤어지는 중’에서는 하 작가의 신작 13점과 산복도로 전시공간 제이작업실 인근 지역을 그린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관람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가능하다. 월요일 휴관.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