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관광 1번지 부산, 지출액 뜯어 보니 '속 빈 강정'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KMI, 해양관광객 데이터 분석
부산 방문율 15%로 전국 1위
1인당 지출액은 5위도 못 미쳐
“젊은 층 맞춤 관광 전략 필요”

지난해 7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7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부산일보DB

국내 관광객이 전국 바닷가 중 부산을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관광객 지출액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세대가 해양 관광의 주요 소비층으로 드러나면서, 부산이 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가명정보 빅데이터 결합을 통한 연안·어촌관광 소비행태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KMI에 따르면 해양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부산으로 나타났다. KMI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국 연안·어촌지역 489곳에 방문한 55만 9518명의 가명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해양관광객의 소비 행태를 최초로 밝혔다.

부산은 전국 연안·어촌지역 중 방문 비율이 15%로 1위였다. 제주(13.2%)와 강원(12.7%)이 뒤를 이었다. 국내 대표 휴양지인 제주와 최근 서핑 성지로 각광받는 강원을 모두 제치고 부산이 ‘해양 관광 1번지’임을 증명한 것이다.

다만 관광지에서의 지출액은 제주에 밀렸다. 전국 연안·어촌 관광객 중 제주 방문객의 지출액 비중은 17.9%로 1위였다. 부산은 14.1%로 2위에 그쳤다. 제주는 1인당 지출액도 약 24만 2000원으로 가장 높았지만 부산은 16만 7000원으로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부산이 다른 도시보다 접근성이 좋아 단순 방문객 수가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여름 성수기에 해양 관광을 주도하는 건 젊은 세대로 확인됐다. 20대 미만의 경우 비수기 대비 성수기(7~8월) 때 해양 관광이 41.6% 늘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34.5%, 29.1% 늘었다. 쉽게 말해 젊을수록 여름 휴가철에 해양 관광을 더욱 활발히 즐긴다는 얘기다.

KMI 관계자는 “신용카드 정보를 분석했을 때는 50대 평균 지출액이 가장 높았지만, 이는 가족 단위 여행에서 부모 중 한 명이 가족 대표로 소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1인당 지출 금액은 젊은 세대인 20대와 30대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KMI 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연간 국내 여행 지출액은 30대(84만 3000원)와 20대(77만 5000원)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부산, 인천, 울산 등 연안 도시는 접근성을 살려 해양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KMI 관계자는 “단편적인 해양관광 명소 개발이나 기반 시설 확충에서 벗어나 해양 관광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한 젊은 세대에게 맞는 관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