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남해 이순신 나무, 가치 보전 본격화
문화·생물학적 가치 커…천연기념물 지정
훼손 가능성 제기…종합정비계획 본격화
공원화 하고 도로·전주 이설…주차장 설치
경남 남해군 창선도 왕후박나무 모습. 도로에 인접해 있고 전깃줄이 가지 위로 지나가는 등 훼손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종합정비계획이 추진된다. 남해군 제공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쉬어갔다고 해서 ‘이순신 나무’라고도 불리는 경남 남해군 창선도 ‘왕후박나무’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된다. 그동안 도로에 인접해 있어 훼손 가능성이 컸는데, 결국 도로를 이설한다.
7일 남해군에 따르면 올 하반기까지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 종합정비계획’이 진행된다. 지난 2022년 종합정비계획이 수립된 이후 약 2년 만이다. 투입 예산은 부지 매입 5억 원과 도로 이설 공사비 3억 원 등 총 8억 원이다. 현재 부지 매입은 마무리됐으며, 올 하반기까지 도로 이설이 추진된다.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는 수령 500년 이상 된 나무다. 높이는 8.6m, 둘레는 11m로, 기둥은 밑에서부터 11개로 갈라져 있다. 나무의 크기도 크기지만, 뻗어있는 가지마다 잎이 우거져 멀리서도 눈에 확 띌 만큼 장관을 이룬다.
이 왕후박나무는 후박나무의 변종으로 기존 후박나무보다 잎이 더 넓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 남해 창선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그 가치가 크다.
창선도 왕후박나무는 수령 500년 이상 된 나무다. 높이는 8.6m, 둘레는 11m로, 기둥은 밑에서부터 11개로 갈라져 있다. 남해군 제공
왕후박나무와 관련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도 많다. 먼저 왕후박나무는 먼저 약 500년 전 한 어부가 어느 날 큰 고기를 잡았는데 고기의 뱃속에 씨앗이 있었고, 씨를 땅에 묻었더니 왕후박나무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여기에 왕후박나무는 임진왜란 노량해전 당시에는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물리치고 이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전해져 ‘이순신 나무’라는 별칭도 지니고 있다.
실제 난중일기에는 이순신 장군이 1592년 5월 29일 새벽 좌수영에서 출발해 지금의 노량에서 원균을 만나 왜군과 전투를 벌인 것으로 돼 있다. 이어 7월 6일 통영 한산도로 향하던 중 창선도에 하룻밤을 머물렀다고 적혀 있다.
이에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를 신성하게 여겨 매년 마을 평안과 왕성한 고기잡이를 위한 제사를 지낸다. 왕후박나무는 이런 민속·문화·생물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82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왕후박나무는 남해 창선도에서만 볼 수 있고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가치가 크다. 이에 1982년 천연기념물에 지정되기도 했다. 남해군 제공
하지만 최근 들어 왕후박나무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나무가 도로에 인접해 있는데 가지가 커지면서 차량에 의해 훼손되는가 하면, 전깃줄이 가지 위로 지나가 화재 위험도 제기됐다. 이에 남해군은 지난 2022년 도로 이설을 위한 종합정비계획을 세웠고 지난해 국가유산청 설계 승인을 받았다.
현재 부지 매입은 마무리된 상태로, 올 하반기 안에 왕후박나무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고 도로를 이설한다. 또한, 전깃줄은 한전에 전주 이설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밖에 주차장도 조성해 관광객에게 편의도 제공한다.
군 관계자는 “창선도 왕후박나무의 가치는 엄청나게 크다. 마을주민들도 신성시하고 있는 만큼 왕후박나무의 보존과 관광 자원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