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파 축출’ 난무하던 국힘…쏟아지는 비판에 ‘일단 봉합’
권성동 “탄핵 직후 감정 격해져…분열 대신 화합 귀 기울여”
전날까지 친윤계 탄핵 찬성파에 “배신자” “부역자” 맹비난
17일엔 친한계 “‘내란의힘’이냐” 반격…갈등 잠복 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찬성파 색출”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격화됐던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탄핵안 찬성을 이끈 한동훈 대표가 지난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데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탄핵을 압도적으로 찬성한 민심에 역행한다는 비난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찬성파 의원들에 대한 일부 친윤계 의원들의 비난 공세와 관련, “탄핵 가결 직후 감정이 격앙된 나머지 몇 의원이 감정을 표출했는데, 지금은 많이 누그러진 상황”이라며 “계속해서 탄핵보다 분열이 더 무섭다고 강조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자고 호소했고, 많은 의원이 그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PK(부산·경남) 한 중진 의원도 이날 “탄핵 직후 상황이었고, 지금은 서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면서 “탄핵에 대한 이견 때문에 당이 분리되거나, 일부 의원이 당을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국회 탄핵안 표결 직후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친윤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12명의 의원들에 대해 “당을 나가라” “한 명씩 일어나 찬반, 기권 등을 밝히자”는 등의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TK(대구·경북)과 PK(부산·경남)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이후 SNS 등을 통해 “이기주의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 “민주당 부역자들을 덜어내자”는 등 찬성파 의원들의 ‘축출’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당론보다 의원 개인의 양심을 우선토록 한 헌법 정신을 무시한 비민주적 처사일 뿐만 아니라, 탄핵을 요구한 80% 국민 여론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퇴행적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대표의 전날 사퇴와 함께 주류인 친윤계 위주로 당이 재편되면서 당 내분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에서 갈등은 다시 분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친한(친한동훈)계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국민들께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탄핵 찬성 의원들을 비난하고 있다.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마 “당명이 ‘내란의힘’이냐”고 친윤계에 포문을 열었다. 역시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탄핵 찬성파 징계하자’면서 탄핵에 찬성한 광역단체장들에게는 ‘사정이 있어 찬성했을 것’이라고?”라며 “살다 살다 이런 병X 같은 논리는 처음”이라고 맹비난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