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먹으며 9일 버틴 늑구, 위장서 낚싯바늘 발견돼 제거… 시민 제보가 결정적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병원을 다녀온 뒤 회복 중인 모습.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9일 만에 포획된 늑대 '늑구'의 몸에서 낚싯바늘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대전시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늑구의 몸 엑스레이에서 길이 2.6cm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내시경으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늑구 위 안에서 나뭇잎과 생선가시, 낚싯바늘이 발견됐는데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 있었다. 천공 위험이 있어 안전하게 꺼냈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30분께 "대전 둘레산길 12구간인 침산동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동물이 발견됐다"는 119 시민 제보가 접수됐다. 오후 6시 18분에는 "만성산 정상 정자에서 늑구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대전시는 드론을 활용해 일대에 대한 수색 작업과 동시에 소방·경찰·505여단·대전도시공사 등 관계기관 인력을 활용해 산 외곽 도로를 중심으로 포위망을 구축했다.
오후 11시 45분 드론에 늑구 위치가 확인된 데 이어 이날 0시 17분께 안영IC 산내 방향 입구 우측에서 늑구 위치를 특정했다. 그리고 마취 수의사 6명, 진료 수의사 4명, 사육사 5명 등을 현장 배치해 포획 준비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포획작전을 시작한 지 30여분 만에 사람을 발견한 늑구는 퇴로로 빠지려고 했으나 나무숲에 숨어있던 수의사가 약 20m 거리에서 마취총을 한 발 쏴 늑구 허벅지에 명중시켰다. 0시 39분께 늑구 마취에 성공, 5분 뒤 포획이 완료됐다.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탈출 9일 만인 17일 0시 44분께 대전 중구 안영동 안영IC 인근에서 포획됐다. 연합뉴스
오월드 내 동물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늑구는 전국 각지 동물원과 국립생태원에서 파견된 수의사들의 보호 속에 오전 4시께 마취에서 안전하게 깼다.
이후 엑스레이에서 발견된 낚싯바늘을 꺼내기 위해 인근 2차 병원으로 옮겨져 제거 시술을 받았다. 초기 진료 결과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며 혈액검사에서는 특이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늑구는 탈출한 동안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관종 대전오월드 원장은 "9일 동안 늑구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노력해 주신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제보해 주시고 염려해 주신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늑구는 동물원 내 별도의 장소에서 건강이 회복되고 안정될 때까지 보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