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0.1초 방사선치료’의 면역 보호 효과, 동물실험 첫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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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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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플래시 방사선’ 전임상 연구, 국제학술지 게재
“면역항암제와의 병합치료 시 시너지 효과 클 것” 기대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방사선종양학과장이 방사선치료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방사선종양학과장이 방사선치료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0.1초 방사선치료’ 즉, 플래시(FLASH) 방사선치료의 면역 보호 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입증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원장 정승필)은 방사선종양학과 유도솔 과장 연구팀이 수행한 ‘플래시(FLASH) 방사선 전임상 동물실험 연구 논문’이 방사선 연구 분야 국제 학술지 ‘Radiation Research’ 2026년 2월호에 정식 게재됐다고 11일 밝혔다.

논문 제목은 ‘Effects of Ultra-High Dose-Rate Radiotherapy (FLASH-RT) on the Hematopoietic and Immune Systems: An Animal Study’로, 국내에서 직접 수행된 FLASH 방사선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첫 사례다.

플래시(FLASH) 방사선치료는 0.1초 이내에 초당 40Gy(그레이) 이상의 초고선량을 0.1초 이내에 조사하는 방사선치료 기법이자 차세대 기술로, 기존 방사선치료 대비 수천 배 높은 선량률을 특징으로 한다. 2014년 프랑스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통해 정상 조직 손상을 크게 줄이는 ‘FLASH 효과’를 입증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레이(Gy)는 방사선 흡수선량 단위로, 1Gy는 물질 1kg당 1줄(J)의 에너지를 흡수한다.

이번 연구는 특히 면역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에게 FLASH 방사선치료를 시행한 후 비장(면역세포의 생산과 저장에 관여하는 기관)을 관찰한 결과, 일반적인 방사선치료를 받은 군에 비해 림프구 감소증으로부터의 회복이 더 빠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면역세포를 생산·저장하는 핵심 기관인 비장이 FLASH 방사선 아래에서 더 잘 보호된다는 것을 동물 수준에서 직접 실증한 것이다.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면역 저하를 완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림프구 감소증은 방사선치료 후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감소하는 현상으로, 치료 효과와 환자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


플래시(FLASH) 연구시스템(장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플래시(FLASH) 연구시스템(장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기존 연구들에서는 FLASH 방사선치료가 종양 억제 효과는 기존 치료와 유사하게 유지하면서도, 폐 섬유화 등 정상 조직 손상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특히 프랑스 퀴리연구소를 비롯한 유럽·미국 연구진이 뇌, 장, 피부 등 다양한 장기에서 정상 조직 보호 효과를 확인하며 치료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해 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20년 방사선종양학·방사선물리학·방사선생물학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학제간 연구 협의체인 DARF(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가속기 연구회)를 창설했으며, 2020년 1월에는 임상의사와 물리학·생물학 박사들이 원팀을 이뤄 국내 연구기관에서는 처음으로 FLASH 방사선 전임상실험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전임상실험 결과를 2022년 10월 국제방사선연구학회(RRS) 학술대회에서 처음 발표했으며, 이후 데이터를 더욱 정밀히 다듬어 2023년 9월 ‘Radiation Research’에 투고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2026년 2월 정식 게재되는 성과를 이뤘다.

유도솔 전략연구개발부장(제1저자, 방사선종양학과 의사)은 “FLASH 방사선치료가 면역계를 더 잘 보존한다는 이번 발견은 암 치료의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며 “치료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암을 공격하는 인체의 면역력 자체를 지켜냄으로써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으며, 특히 면역항암제와의 병합 치료 시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방사선종양학과 전완 주임과장은 "이번 연구는 초연결과 융합의 시대에 발맞춰 의학과 물리학, 생물학이 손을 맞잡아 이룬 성과"라며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 의학물리팀, 방사선생물팀의 헌신적인 협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임상 연구를 지속 확장해 FLASH 방사선치료가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날을 앞당기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를 확대하는 한편, FLASH 전자가속기의 성능 고도화와 임상 적용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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