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터널 보상 분쟁 10년 만에 주민 패소로 결론
대한상사중재원 판정 결과 공개
1인당 500만 원 지급으로 판정
대책위 “주택 보수조차 어렵다”
시공사와 주민 간 10년 간의 피해 보상 분쟁이 주민 패소로 결론났다. 천마터널의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서구 암남동과 사하구 구평동을 잇는 천마터널 공사로 촉발된 시공사와 주민 간 피해 보상 분쟁(부산일보 2024년 5월 14일 자 10면 등 보도)이 10여 년 만에 주민 패소로 결론났다. 대한상사중재원이 지난 1월 내린 판정 결과가 뒤늦게 주민들에 의해 공개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상사중재원은 지난 1월 감천동 주민들로 이뤄진 천마터널공사피해감천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중재 판정을 내렸다.
감천동 주민 33세대 40명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총 2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중재원은 주민들의 청구액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고, 주민들은 1인당 500만 원씩을 지급받게 됐다.
이는 분쟁이 발생한 지 10여 년 만의 결론이다. 분쟁은 천마터널 공사가 시작된 2012년 10월 시작됐다. 이듬해 꾸려진 대책위는 터널 굴착으로 지반이 침하와 주택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해왔다. 양측은 2022년 3월 대한상사중재원에 분쟁 중재 요청을 했고, 약 4년이 흐른 지난 1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법정 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은 단심으로 확정되며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판정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중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세현 대책위원장은 “지반침하와 주택 균열 피해가 확인됐는데도 사실상 피해가 충분히 인정되지 않았다”며 “500만 원이라는 돈으로는 지반 침하 공사는커녕 주택 보수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중재 과정의 공정성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대책위에 따르면 부산시가 2019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공사비 원가계산서 등이 담긴 1차 감정 결과가 중재 과정에서 반영돼야 했지만,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이 이를 부정하고 보상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반박자료를 내면서 추가 감정이 진행됐다. 대책위는 이후 주민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2차 감정 결과가 중재 과정에서 채택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중재원은 피해 원인과 건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건물 균열 등 대부분 1970~1980년대에 지어진 건물에서 나타난 피해가 연약 지반 아래에서 이뤄진 터널 공사의 진동과 노후 건물 자체 결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봤다.
대한상사중재원 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되, 신청인들이 청구한 손해액 전부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