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합훈련 축소·대미 투자 삐걱, 한미동맹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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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미국 자동 신속 개입 균열
우려 안보·통상 분리 대미 전략 수정 불가피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 중인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대기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해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 중인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대기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해 "군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은 6·25전쟁이라는 내전을 거치고도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굳건히 성장해 온 나라다. 한미동맹은 동맹이 처음 맺어진 시점부터 지금까지 줄곧 미국 주도의 연합방위 구조를 통해 작동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일련의 사태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한 이 사태들은 한국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더욱 증폭되는 양상을 띤다. 한미 양국에서 비판과 우려가 난무할 정도로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들은 미국이 선택적이거나 거래적 지원이 결합된 구조로 동맹을 재구성하려 한다는 시그널로 읽힐 수도 있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훈련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한다는 이유를 들어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는 그 훈련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이유도 보탰다. 전자는 한미동맹의 작동 방식을 미국의 비용이라는 측면으로 바라봤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한국의 대미 투자가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을 미국의 비용이라 보는 시각과도 겹쳐졌을 듯하다. 후자는 교착에 빠진 이란전쟁 대신 북한과의 외교를 통한 단기 성과를 노린 포석이 될 터이다. 어느 쪽이든 한반도 유사시 미국 신속 개입이라는 ‘자동 방위’ 구조의 균열을 우려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임기 내에 환수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미국의 훈련 비용 부담 푸념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자주국방이 곧바로 미국과의 분리로 해석될 수 있어선 곤란하다. 연합방위의 주도권을 한국이 쥐면서도 미국의 핵심 전략 능력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군의 전시 연합작전 지휘 능력과 그 지휘 체계 하에서 미국 핵 억제력 지원 등의 지속 여부가 단계적으로 냉정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다. 전작권 임기 내 환수 발언은 정치적 동력 마련에는 최선이겠지만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에 시한을 박는 것은 너무 위태해 보인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대미 전략은 안보와 통상을 철저히 분리해 대응하는 쪽으로 구사돼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외 군사적 관여를 비용과 연계해 계산하고 대미 기여도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것으로 천명한 이상 전통적 대미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이 군사적 관여 조건으로 동맹의 경제적 기여를 내걸고 나선다면 우리도 방위비와 대미투자, 공급망 재편 등을 패키지로 관리하고 대응해야 한다. 가치와 이념에 기반한 전통적 한미동맹은 이제 이익과 거래에 기반한 동맹으로 변하려 하고 있다. 중견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맞춰 한미 관계를 실용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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