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사 지원 꺼리는 중수청, 수사 역량 확보 어떡하나
4급 하향에다 근무 여건 열악 등 이유
경찰도 주저… 인력 유인책 마련 시급
지난 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수사관 등 검찰 관계자들이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검찰청을 순회하며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대상으로 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의 특례임용 접수가 20일 마감됐다. 중수청은 72년 만에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새 형사 사법체계 도입의 근간을 이루는 조직이다.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직접 수사권을 가지게 되는 중수청의 활약에 따라 새 형사 사법체계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번 특례임용에서는 무시험 전직 등 우수한 수사 인력 확보를 위한 한시적 특례가 도입됐다. 하지만 특례임용 지원 마감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불과 40여 일 후면 본격 활약을 펼쳐야 할 조직의 이 같은 모습에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수청 특례임용 접수 마감 결과 평검사들의 지원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들이 개별적으로 이메일로 신청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확한 지원 규모는 알 수 없으나 검찰 내부적으로는 비선호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찰 쪽도 일부 관심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저연차가 대부분이어서 수사력이 뛰어난 베테랑들은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3급 대우를 받는 검사 신분을 포기하고 4급 일반 수사관으로 신분이 바뀌는 데 대한 거부감이, 경찰은 근무 여건의 불투명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비위 방지를 위한 타 지역 순환인사 등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부산에서는 중수청이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민간 건물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기피 분위기도 감지된다. 해당 예정지는 부산지법이나 부산지검이 모여 있는 부산 연제구 법조타운에서 무려 31km나 떨어져 있다. 중수청 수사관들로서는 출퇴근 뿐만 아니라 공소청 검사와의 업무 협의나 법원 영장 심사, 재판 대응 등에 상당한 이동시간의 감수가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부산 중수청 관할에는 울산·경남 사건도 포함되지만 별도 지청이 없어 이동시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건 관계인까지도 부담이 커지는 이 같은 현실 아래서는 우수한 수사 인력 확보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나 할까.
새 형사 사법체계는 ‘수사 결과의 법률적 완성’이라는 사법 서비스를 국민에게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성패가 달렸다. 과거 검사에 의해 일괄 제공되던 이 서비스는 이제 수사와 기소 주체의 분리 상태로 제공된다. 둘로 나뉘었다고 해도 무게 중심은 아무래도 직접 수사권을 가진 쪽으로 더 쏠릴 수밖에 없다. 그 중심 조직이 바로 중수청이라는 데는 이의를 달기 어렵다. 중수청이 수사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전 같은 수사 결과의 법률적 완성은 불가능하다. 특례임용 실시에도 접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실을 되짚고 직급 향상과 동선을 고려한 근무환경 조성 등 수사 역량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