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EU 철강 수출 40% 이상 급감…EU ‘신철강’ 조치 영향 일부 반영
수출액 41%↓…동월기준 수출액 2013년 이후 최저
수출물량도 44.8%↓…4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
업계 "불확실성에 수출 위축도…파급효과 단정 일러"
유럽연합(EU)이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대체하는 신(新)철강 조치를 전격 도입한 지난 7월에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액 및 수출 물량이 1년 전보다 40% 이상 각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2위 철강 수출 시장인 유럽연합(EU)이 지난 7월 1일부터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대체하는 신(新)철강 조치를 전격 시행한 가운데, 같은 달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액 및 수출 물량이 1년 전보다 40% 이상 각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이번 보호무역 강화 조치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23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 EU 철강제품(MTI 61 기준) 수출액은 1억 8800만 달러로 작년 7월(3억 2000만 달러)보다 41.2% 급감했다. 2013년 7월(1억 6600만 달러) 이후 동월 기준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달 대 EU 철강제품 수출량은 18만 948t(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44.8% 줄었다.
대 EU 철강 수출 물량은 지난 3월 30만 7668t으로 작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가 4월에는 24만 9082t으로 17.5% 감소했다. 5월과 6월에도 작년 동월 대비 각각 15.1%, 15.2% 줄었다.
아세안(ASEAN)에 이어 한국의 2위 철강 수출 시장인 EU는 지난 7월 1일부터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연간 무관세 쿼터(TRQ)를 기존 3382만t(톤)에서 1835만t으로 46% 축소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는 25%에서 50%로 늘리는 신철강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EU는 신철강 조치를 도입하면서 특정 국가에 배분하지 않고 수출국끼리 경쟁해 확보할 수 있는 ‘공용 쿼터’'도 신설했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속에 EU가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철강업계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다행히 한국 정부는 수 차례 개별협상 끝에 EU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중 최혜국 수준의 대우를 받아 쿼터 감축폭을 크게 낮췄으나, 다른 국가와 경쟁 없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국가 쿼터는 258만 1000t에서 207만 3000t으로 19.7% 줄었다. 한국 기업이 다른 수출국과 경쟁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공용 쿼터’는 173만 5574t이다. 국가 쿼터와 공용 쿼터를 더하면 한국은 이론적으로는 철강제품 380.9만t을 EU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타 국가 대비 쿼터 확보에서 선방하기는 했지만, 쿼터가 일부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유럽향 판매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EU 조치 시행 초기인 만큼 불확실성 때문에 수출이 위축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통관까지 걸리는 시차를 고려해 수개월 전부터 수출 물량을 줄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U가 보호무역 강화 조치를 예고한 이후 쿼터가 확정되기 전부터 대비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EU 조치의 파급효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철강 조치의 영향이 있겠지만, 아직 어느 정도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철강제품은 품목마다 상황이 다르고 재고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수출입 물량이 달라질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도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출이 줄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신철강 조치의 영향을 판단하려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며 "지난해 미국 관세 인상 때도 초반에는 수출이 줄었다가 지금은 오히려 늘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미 철강제품 수출액은 미국의 철강 제품 관세 인상 이후인 지난해 7월 2억 31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했는데, 올해 7월에는 5억 37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정부는 EU 조치의 영향을 주시하면서 우리 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전용쿼터 감축폭인 51만t ( 258만 1000t→207만 3000t) 이상의 국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연계를 지원하는 등 관련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