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하청 차별임금 240억 물어내야… 용역사도 직접고용
임금차액 첫 판결…추가 비용 눈덩이 예상
용역사 35명도 직접고용 인정 판단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직접고용해야 할 인력을 하청업체를 통해 쓰면서 차별적으로 대우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수백억 원의 차별 임금을 토해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관련 소송이 더 이어져 보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24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제기한 임금 등에 관한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대상자는 59명으로, 법원은 포스코가 이들에게 임금 차액과 지연이자 등을 합쳐 2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은 포스코 사내하청사에서 근무하다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통해 2022년 7월 대법원 선고로 포스코에 직접고용된 이들이다. 원래 포스코 직원이었어야 했는데 사내하청에 고용돼 차별된 임금을 받은 만큼 회사가 차액분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소송 과정에서 노조 측은 포스코 정규직 생산기술직군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고, 회사는 기존 하청업체 임금이나 직접고용을 추진하며 신설한 별도 직군의 처우를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원고들과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이 포스코 안에 없다고 보고, 회사가 지난 4월 직고용을 발표하며 신설한 조업시너지직군(S직군)의 급여 기준을 적용해 임금 차액분을 계산했다.
대신 계산 기간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는 임금채권 소멸시효에 따라 소 제기 시점에서 3년 전까지만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원고들이 2011년과 2016년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낼 때 이미 시효가 멈췄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계산 시작점이 2008년 6월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여기에 연 6% 지연이자가 붙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 참여한 하청 노동자는 2300여 명에 이른다. 10차에 걸친 소송 중 7회차 소송까지 약 750명이 대법원까지 간 재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았다. 임금 관련 소송도 이어져 포스코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포스코 측도 “금번 임금차액청구소송 1심 판결은 당사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선고 결과로, 회사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과 후속 소송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해서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차액소송 1차는 14년에 걸친 장기간이 경과되었음에도 해당 기간의 임금차액과 이자까지 인정된 부분에 대해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원고들의 직무와 비교할 만한 업무가 직영에는 없다는 점을 소명해 항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도 법원이 기존 정규직이 아닌 신설 직군을 기준으로 임금을 책정한 것에 반발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한편, 순천지원은 같은 날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8차·9차 1심 소송에서도 원고 906명 중 849명에 대해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는 포스코의 용역회사인 창영산업 노동자 35명에 대해서도 직접고용 의무를 인정했다. 창영산업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제품 검수와 자재관리를 맡아온 업체다. 법원은 창영산업의 업무 전반이 포스코의 생산관리 시스템에서 이뤄졌다고 봤다.
그간 포스코는 하청업체들을 협력사와 자회사 협력사, 용역사, 2차 하청 등으로 나눠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용역사는 조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별개 회사로 구분해왔다.
앞서 포스코는 하청업체 직원 7000여 명에 대한 직접고용 계획을 밝히면서 ‘생산과 직접 연관된 업체’만 전환 대상으로 지정했고, 용역사는 여기서 빠졌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직접고용 범위에 대한 부담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차 소송단은 723명 가운데 677명이, 9차 소송단은 183명 가운데 172명이 이겼다. 나머지 41명은 각하됐고 16명은 청구가 기각됐다.
근로자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포스코는 “판결문 접수 후 관련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적절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포스코는 회사가 스스로 직접고용 계획을 수립한 만큼, 철강 생산공정과 직접 연관된 작업을 수행하는 조업지원 협력사의 경우 1심 판단을 수용해 항소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