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암묵지 디지털전환 위한 K-FDE법’ 입법 가속도…국회서 정책간담회
임문영 의원·KIAT, ‘K-FDE법’ 정책간담회 개최
“청년 고용 지원 넘어, 제조업 DX·AX 이끌겠다”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조암묵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제도(K-FDE) 구축 정책간담회’에서 임문영 국회의원(왼쪽 여섯 번째), 전윤종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왼쪽 일곱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영 국회의원실 제공
기업의 인공지능(AI) 인력 부족과 청년의 현장경험 부족의 간극을 좁히는 현장형 사업 추진 필요성과 맞물려 ‘현장배치형 산업인공지능 전환지원 사업(가칭 K-FDE)’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국회의원(전남광주 광산을)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미래전환과 함께 지난 1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조암묵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제도(가칭 K-FDE) 구축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3일 임문영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정책간담회는 임 의원이 지난달 18일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한 ‘산업 디지털 전환 및 인공지능 활용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담긴 현장배치형 산업인공지능 전환지원 사업(가칭 K-FDE)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입법·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개정안은 팔란티어사의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제도를 참고해, 청년 AI 전문인력을 중소·중견기업에 배치하고 숙련인력과 함께 현장의 문제를 발굴·해결하며, 해당 기업의 산업 디지털 전환(DX) 및 인공지능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암묵지(Manufacturing Tacit Knowledge)는 숙련된 현장 작업자가 오랜 경험과 직관을 통해 쌓은, 글이나 문서로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제조 현장의 노하우를 의미한다.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전수와 현장 학습이 필요하다. 소리나 진동만으로 기계의 미세한 이상을 감지하는 감각, 금속이나 원자재의 상태를 눈으로 보고 가공 조건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숙련도, 제품 불량을 직관적으로 잡아내는 시각적 경험 노하우 등이 제조암묵지의 대표적 예시이다. 최근 스마트 팩토리 및 디지털 전환(DX) 과정에서는 이러한 숙련공의 암묵지를 AI, 센서 데이터,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을 활용해 명시지(문서화·데이터화 가능한 지식)로 전환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민석 국민대 교수는 “현장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솔루션이 아니라 끝까지 현장에 남아 문제를 풀어내는 사람”이라며 “세계는 이미 엔지니어를 현장으로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AX(인공지능 전환) 인재 정책도 강의실이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윤종 KIAT 원장이 좌장을, 김선우 세종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가 사회를 각각 맡았다. 발제는 이민석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가 맡았으며, 토론에는 윤대균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이현동 Superb AI 부대표, 장희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수석연구원과 산업통상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조암묵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제도(K-FDE) 구축 정책간담회’에서 임문영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임문영 의원실 제공
임문영 의원은 개회사에서 “제조업을 떠받쳐 온 50·60대 숙련인력의 암묵지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할 역량은 부족하고, AI에 익숙한 20·30대 청년 인재는 현장 경험을 쌓을 기회가 부족하다”며 “숙련인력과 청년이 만나 함께 문제를 해결할 구조가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글이 최근 서울 근무 FDE 채용 공고를 냈고, HD현대와 LG CNS도 미국 팔란티어사와 손을 잡는 등 우리 기업들 역시 이 흐름 위에 있다”며 “뒤집어 보면 우리 제조 현장을 읽어내는 일을 외국 기업의 플랫폼과 인력에 맡기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의 제조 현장을 가진 나라가 정작 그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인재는 충분히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단순한 청년 고용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제조업의 디지털·인공지능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윤대균 아주대 교수는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하며 “양성과 배치, 정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설계한다면 K-FDE 제도가 현장에 더욱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현동 Superb AI 부대표는 “팔란티어의 교훈은 현장 작업이 증발하지 않고 체계로 축적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K-FDE에도 숙련자의 암묵지를 데이터 체계로 전환하는 축적 장치를 함께 설계한다면 지속가능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장희영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수석연구원은 지역 거점별 암묵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인력 양성·기업 매칭과 연계한다면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산업부·고용부·중기부 관계자들은 제조암묵지 활용 AI 솔루션 개발사업, 중소기업 재직자 AI 훈련 지원, 스마트공장·제조AI 인력양성 사업 등 관련 정책 추진 현황을 소개하며, K-FDE 제도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좌장을 맡은 전윤종 원장은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의견을 정리하면서 기업의 AI인력 부족과 청년의 현장경험 부족의 간극을 좁히는 현장형 사업추진 필요성을 제안했다.
임문영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교육, 산업, 고용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우리 제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K-FDE 제도가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