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증시 문턱 넘은 기술특례상장 기업 300곳 돌파… “코스닥 시장 성장에 기여”
4일 300번째 기술특례상장 성과
2005년 제도 도입 후 21년 만에
신규 상장 시총 비중 60% 넘어
바이오에서 로봇, AI 업종 다양화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 한국거래소 본사에 있는 ‘자본시장의 상징’ 황소상. 부산일보DB
혁신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반적인 실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300곳을 돌파했다.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21년 만이다. 최근 기술특례기업의 상장 시가총액 규모와 코스닥 신규 상장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면서, 기술특례상장이 혁신기업의 성장 통로를 넓히는 동시에 코스닥 시장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4일 의료기기 전문기업 (주)스카이랩스가 코스닥 시장에 300번째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상장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술특례상장은 2005년 혁신 기술기업의 증시 상장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매출이나 순이익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에 상장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초기에는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적용 업종이 확대돼 AI와 반도체, 방산·우주, 로봇 등 첨단산업 기업들의 증시 진입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2020년 10월 100개사를 넘어선 데 이어 2023년 11월 200개사를 달성한 후 약 3년 만에 다시 100개 기업이 추가됐다.
거래소는 최근 우량 기술기업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기술특례기업의 상장 시가총액 규모와 전체 신규 상장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모두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기술특례상장이 코스닥 시장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기술특례기업의 공모 시가총액은 2005년 2652억 원으로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스팩 제외) 전체 공모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했다. 이후 2015년에는 1조 3485억 원(16.8%), 지난해에는 7조 8786억 원(52.4%)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 4일 기준 3조 7104억 원으로 전체 신규 상장기업 공모 시가총액의 62.0%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기술특례상장 기업 300곳이 증시를 통해 조달한 누적 공모자금도 8조 원에 이른다. 이 중에서 바이오 기업이 4조 50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특례기업은 상장 이후에도 성장세가 뚜렷했다. 기술특례기업의 시총은 상장 당시와 비교해 평균 147% 상승했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은 140배 이상 상승했다.
알테오젠을 비롯해 레인보우로보틱스, 파크시스템스 등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뒤 기업가치와 매출을 크게 키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재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사 중 5개사, 상승률 상위 10개사 중 5개사가 기술특례기업으로, 전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기술특례기업 비중이 23%인 점을 고려하면 기술특례기업이 코스닥 시장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첨단산업 분야의 상장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올해 전체 기술특례상장 기업 가운데 AI·바이오·반도체·방산·우주 등 첨단업종 기업의 비중이 88.2%에 달했다. 이들 기업이 전체 기술특례상장에서 차지하는 공모 규모와 상장 시가총액 비중도 각각 96%를 넘어섰다.
다만 성장 가능성만으로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만큼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확보도 과제로 남는다.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기업에 대해 일반기업보다 강화된 보호예수와 상장관리 제도를 적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첨단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심사 기준을 고도화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밸류업 공시 이행 기업에게만 기술특례기업 상장폐지 요건 유예를 적용하고, 경영투명성 등 질적 심사와 상장관리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