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디지털 환경 속 학생 문해력 저하, 방치할 일 아니다
9일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들. 연합뉴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은 모든 공부의 기본이다. 문해력은 읽고 쓸 수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습득되지 않는다. 낯선 단어와 문장을 많이 접하는 등 발달 상황에 걸맞은 지속적인 교육과 노력을 요구한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글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기초학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런 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5세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성적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이번 평가에서 현재 중학교 3학년 또는 고교 1학년인 한국 학생들의 읽기 과목 평균 점수는 직전 평가보다 14점 떨어진 501점으로 PISA가 처음 시행된 2000년 이래 가장 낮았다. 수학도 역대 최저였고 과학은 가장 높았던 2000년에 비하면 26점이나 하락했다. 문해력이 떨어지면서 읽기는 물론 추론이 필요한 수학과 과학 과목 풀이 능력도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문해력에 초점을 맞춘 교육 제도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해력 저하의 주범으로는 디지털 기기가 지목됐다. 교육계에서는 단편적인 정보를 담은 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시청과 인공지능(AI) 이용이 늘면서 문해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전국 단위 학업 성취도 평가가 폐지된 2017년 이후 문해력 저하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한다. 독서를 기피하는 현상이 확대된 것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즉, 디지털 환경이 확산되고 문해력에 초점을 맞춘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AI 시대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 창의력은 문해력을 바탕으로 길러지는 능력인 만큼 이대로 가면 국가 미래도 암울하다. 문해력 저하는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한층 적극적으로 스마트폰 없는 학교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이 절실하다. 독서 교육 활성화도 서둘러야 한다. 문해력 저하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초등 저학년 단계부터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에 나서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