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 여드름’ 단계에서 관리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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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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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여드름
회복도 재발도 빨라 방심 우려
손으로 짜면 진피로 염증 퍼져
흉터 안 만들기가 관리의 핵심

부산 고운세상 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의 장봉석 대표원장은 “같은 여드름이라도 어느 단계까지 갔느냐가 흉터 여부를 가른다”며 “진료를 할 때 여드름의 개수보다 지금 이 병변이 염증 단계로 넘어갔는가, 넘어갔다면 얼마나 깊은가를 먼저 본다”고 밝혔다. 고운세상 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 제공 부산 고운세상 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의 장봉석 대표원장은 “같은 여드름이라도 어느 단계까지 갔느냐가 흉터 여부를 가른다”며 “진료를 할 때 여드름의 개수보다 지금 이 병변이 염증 단계로 넘어갔는가, 넘어갔다면 얼마나 깊은가를 먼저 본다”고 밝혔다. 고운세상 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 제공

피지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피부 표면에 얇은 유분막을 만들어 수분 증발을 막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 고운세상 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 장봉석 대표원장은 “문제는 피지의 양과 배출”이라고 말했다.

사춘기가 되면 안드로겐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량이 가장 왕성해진다. 여기에 모공 입구의 각질 세포가 정상보다 두껍게 쌓이면 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갇힌다. 장 원장은 “모공 안에 피지와 각질이 뭉쳐 쌓이고, 이것이 여드름의 첫 단계인 면포, 흔히 말하는 좁쌀 여드름”이라고 설명했다. 피지 과다 분비와 모공 각화 이상이 여드름의 출발점인 것이다.

 

■사춘기에 왜 많은가

장 원장은 사춘기 여드름의 특징으로 네 가지를 언급했다. 우선 여드름이 이마·코·턱을 잇는 T존 같이 피지선이 많은 부위에 집중된다. 사춘기 여드름은 개수가 많고 넓게 퍼진다. 장 원장은 “성인 여드름이 몇 개가 깊게 나는 것과 달리, 사춘기에는 좁쌀 같은 것이 광범위하게 올라온다”고 말했다. 사춘기는 피부 재생력이 좋아 여드름이 금방 가라앉지만, 호르몬이 피지선을 자극해 새것이 계속 올라온다. 이런 반복이 관리에서 손을 놓게 만든다. 사춘기 여드름의 가장 문제가 되는 특징은 손으로 짜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장 원장은 모든 여드름이 흉터를 남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모공에 피지와 각질만 막혀 있는 상태인 좁쌀 여드름은 대체로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붉게 부어오르거나 노랗게 곪는 염증성 여드름은 다르다. 장 원장은 “염증이 진피층까지 번지면 그 안의 콜라겐과 지지 조직이 파괴되고, 파괴된 조직은 원래대로 복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복 과정에서 조직이 덜 채워지면 해당 부위가 움푹 패고, 확장된 모세혈관이 남으면 붉은 자국이 된다. 특히 여드름을 손으로 짜면 갇혀 있던 내용물이 주변 진피로 터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 장 원장은 “흉터 없이 지나갈 좁쌀 여드름을 염증성 여드름으로 만드는 셈”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여드름 언제 더 심해지나

여름철에 피지 분비가 늘어난다. 땀과 피지가 섞이고 여기에 각질이 더해지면 모공이 막히기 쉬워진다. 겨울철에는 피지 분비 자체는 줄지만, 대신 건조한 공기와 실내 난방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기 쉽다. 장벽이 무너지면 피부는 부분적으로 피지를 더 내보내고 각질은 정상적으로 탈락하지 못하고 쌓인다. 겉은 건조한데 여드름은 계속 올라오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온도·습도가 급변하는 환절기도 피부의 유분과 수분 균형이 깨지기 쉽다.

장 원장은 “여드름은 계절보다 개인차가 더 크다”며 “본인이 어느 계절에 나빠지는지 파악하고, 그 시기에 맞춰 관리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신 장 원장은 “햇볕을 쬐면 여드름이 마르면서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자외선은 각질을 두껍게 만들어 모공을 더 막고, 염증 후 색소침착을 짙게 만들어 여드름 자국이 오래 남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진료 현장에서 ‘여드름은 사춘기가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가’를 묻는 보호자가 많다. 장 원장은 “호르몬이 안정되며 여드름이 줄어들 수 있으나, 이미 생긴 흉터나 붉은 자국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며 “흉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여드름 관리의 핵심이며, 좁쌀 여드름 단계에서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전했다.

△붉게 부어오르거나 곪는 병변이 반복될 때 △같은 부위에 계속 재발할 때 △이미 자국이니 패인 흔적이 보이기 시작할 때 △시중 제품으로 2~3주 관리해도 호전이 없을 때 △여드름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부담스러워질 때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치료가 도움되나

여드름 약물 치료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으로 나뉜다. 좁쌀 여드름이 주된 경우에는 레티노이드 계열의 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모공 각화를 정상화해 면포가 생기는 것을 막고, 이미 생긴 면포를 배출한다. 초기에 건조감·자극이 있을 수 있어 농도와 사용 빈도를 조절하며, 임신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 중등도 이상의 염증성 여드름에는 경구 항생제를 사용한다.

경구 레티노이드는 중증 결절성·낭포성 여드름이나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에 사용한다. 경구 레티노이드는 간수치 변화 등이 있을 수 있어 정기적 혈액검사 등 전문가 관리가 필요하다. 장 원장은 “어떤 약이든 자의적 판단으로 시작하거나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약물 치료만으로 부족할 때 주사요법, 압출 치료, 박피술, 레이저·광치료 등 비약물 치료를 사용한다.

여드름 흉터 치료는 예방보다 훨씬 어렵고 오래 걸린다. 여드름 흉터에는 패인 흉터(위축성 반흔), 붉은 자국(염증 후 홍반), 갈색 자국(염증 후 색소침착) 등이 있다. 장 원장은 “여드름 흉터 치료의 목표는 ‘없애기’가 아니라 ‘눈에 덜 띄게 만들기’이며, 치료 전 활동성 여드름이 조절된 상태인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드름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피부가 더러워서 생긴다는 것이다. 과도한 세안은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장 원장은 “하루 2회, 미온수로, 손으로 부드럽게, 30초 이내로 세안을 끝내고 약산성 또는 저자극 세정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베개 커버와 수건은 자주 교체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색소침착을 막아야 한다.

최근 성인 여드름 환자가 늘고 있다. 장 원장은 “호르몬 변동,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피부 장벽 손상, 불충분한 세정이나 대기 오염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성인기에 시작된 여드름은 모낭염,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인 주사, 구주위 피부염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여드름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장 원장은 “특히 사춘기는 자기 인식이 가장 예민하게 형성되는 시기이며, 이 시기 남은 흉터는 몸에만 남지 않는다”며 “여드름의 심각도는 개수로만 정해지지 않으며, 본인이 얼마나 힘든가도 충분한 진료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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