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트럼프 “지울 수 없는 오점”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 UPI·연합뉴스 제공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을 지낸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나비 필라이(85)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이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간) 평화 증진과 국제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필라이를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필라이에 대해 “탁월한 용기와 강직함을 바탕으로 더욱 포괄적인 국제법 질서 구축에 앞장서 온 인물”이라며 “전쟁범죄와 반인도 범죄, 집단학살 범죄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1941년 남아공 더반의 인도계 타밀족 가정에서 태어난 필라이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차별과 인종 분리·배제에 맞서 왔다. 특히 남아공 백인 정권의 흑인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범들의 인권 보호에도 힘썼다.
1995년 남아공 고등법원에 판사를 거쳐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CTR), 국제형사재판소(ICC) 판사로 활동했다. 2008∼2014년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지냈다. 2021∼2025년엔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국제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미얀마가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된 ICJ 사건 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뉘른베르크포럼 행사 참석차 독일을 방문하던 중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접한 필라이 재판관 “여러분이 만일 박수를 더 치면 내가 이 상을 트럼프와 나눠야 할 수도 있다”는 농담과 함께 “인권을 지지하는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하는 이 상황이 (평화상 수상을 접하기에) 적절한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자신이 선정되지 않은 데 대해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노벨위원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오늘 노벨평화상이 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아무도 모르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말한 데 이어 자신이 인도-파키스탄, 이스라엘-하마스, 이집트-에티오피아, 콩고-르완다, 코소보-세르비아 등의 분쟁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국과 북한, 일본과 북한,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전쟁도 끊임없이 막고 있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