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류진 회장 “영문 ‘징비록’ 증보판…역사의 중요한 이정표 될 것”
‘녹후잡기’ 새로 번역해 수록
2002년 영역본 대폭 보완
원저 뜻 살린 새 영문 제목
주석 확대, 연표·연보 추가
영문 ‘징비록’ 증보판 ‘Reprimands and Admonitions’ 표지. 풍산그룹 제공
영문 ‘징비록’이 류성룡의 집필 기초 자료인 ‘녹후잡기’를 새로 번역해 수록한 증보판으로 다시 나왔다.
류성룡의 13대손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증보판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여 년간 해외 대학에서 한국사와 동아시아사 교재·참고문헌으로 활용된 영문 징비록의 국제적 확산 과정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가 올해 펴낸 증보판은 최병현 교수가 2002년 영역한 ‘The Book of Corrections’를 대폭 수정·보완한 책이다. 영문 제목은 ‘Reprimands and Admonitions’로 바꿔 반성과 성찰, 후세에 대한 경계라는 원저의 뜻을 살렸다.
최 교수는 “1990년대 말에 IMF 위기 시절에 징비록 초판본을 번역했다”면서 “그 당시 상황이 열악했는데 이번에 증보판을 낸 계기는 초판에 대한 아쉬움, 그것을 늘 보충하고 싶었다”고 짚었다.
영문 징비록은 2002년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세계 여러 대학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 역사 연구자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류 회장은 이번 증보판을 기존 번역을 발전시키고 내용을 보완한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
서애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이기도 한 류 회장은 “이번 출간은 징비록이 한국의 고전을 넘어 세계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애 선생의 역사적 통찰과 교훈을 세계에 알리고 그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이야말로 조상의 업적과 정신을 되살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증보판은 기존 주석을 확대하고 징비록 관련 연표와 류성룡 연보를 새로 실어 임진왜란의 전개와 저자의 생애, 집필 배경을 함께 살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집필 기초 자료인 ‘녹후잡기’를 수록해 류성룡이 애초 구상한 징비록의 전체 모습에 한층 가까워졌다.
증보판은 지난 3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아시아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라운드테이블 주제로 다뤄졌다. 지난 4월에는 UC버클리에서 출간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