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즐기는 여유… MZ ‘사우나 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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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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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온천시설 허심청 운영 호텔
수제맥주+목욕 ‘옥토버페스트’
금정구 동네 목욕탕 ‘금샘탕’은
굿즈 할인·명상으로 ‘성지’ 부상

부산 사우나 문화가 새로운 여가·관광 콘텐츠가 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금정구 금샘탕 후기(첫 번째·세 번째 사진)와 금샘탕 티셔츠 굿즈. SNS·판매 페이지 캡처 부산 사우나 문화가 새로운 여가·관광 콘텐츠가 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금정구 금샘탕 후기(첫 번째·세 번째 사진)와 금샘탕 티셔츠 굿즈. SNS·판매 페이지 캡처

온천과 대형 찜질방으로 대표되는 부산의 목욕문화가 젊은 감각을 입고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동래 온천 일대에서는 수제 맥주 축제가 열리고, 동네 목욕탕에서는 굿즈를 판매하고 싱잉볼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의 찜질방으로 몰리면서 목욕문화가 지역의 새로운 여가·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호텔농심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호텔 야외마당에서 ‘2026 허심청브로이 옥토버페스트’를 개최했다. 온천시설 허심청 앞에서 목욕뿐 아니라 맥주와 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 것이다. 행사에서는 허심청브로이가 직접 양조한 수제 맥주 5종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라이브 공연과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했다.

평소 사우나를 즐겨 찾는다는 최소은(27) 씨는 “지인들과 함께 허심청 앞에서 이런 행사까지 즐길 수 있어 좋다”며 “온천욕뿐 아니라 주변에서 열리는 축제까지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사우나가 더 매력적인 취미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대형 온천시설뿐 아니라 동네 목욕탕도 젊은 세대를 겨냥한 변신에 나섰다. 부산 금정구 ‘금샘탕’은 자체 티셔츠와 키링 등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금샘탕 티셔츠를 입고 방문하면 입장료를 1000원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운영한다. 지역 업체 ‘남산 브루잉’과 협업한 금샘탕 한정 밀크티도 선보였다.

목욕과 명상을 결합한 웰니스 프로그램도 인기다. ‘여유의 온도’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우나 체험과 명상, 참여자 간 교류를 결합했다. 사우나 이용법을 배우고 냉탕에서 몸을 식힌 뒤 옥상에서 싱잉볼 명상을 즐기는 ‘굿나잇 사우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함께 사우나를 이용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방식으로 목욕문화를 즐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금샘탕의 굿즈와 웰니스 프로그램을 소개한 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좋아요’ 약 4800개가 달렸다. 게시물 작성자는 “동네 목욕탕의 한계는 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인데, 이를 과감히 타파한 부분이 재미있다”며 “굿즈를 사고 밀크티를 마시고 프로그램까지 즐기다 보면 더 이상 단순한 목욕탕이 아니게 된다”고 평가했다.

목욕문화를 관광산업과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의료·웰니스 관광 플랫폼 ‘트립닥’은 최근 웰니스 페이지를 새롭게 열고 부산 스파·사우나·명상 업체 등을 대상으로 입점 모집에 나섰다. 다국어 노출과 실시간 번역, 인공지능(AI) 추천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 스파나 웰니스 시설을 쉽게 찾고 이용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부산의 목욕문화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다. 신세계 센텀시티에 따르면 지난 1~7월 스파랜드 이용객 47만여 명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49.8%에 달했다. 2023년 17.9%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미국 CNN은 지난 8월 스파랜드를 한국의 독특한 목욕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 명소로 소개했으며, 스파랜드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인바운드 인기 액티비티 부문에서도 3위에 올랐다.

목욕문화 자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도도 이어진다. 목욕문화 매거진 ‘집앞목욕탕’을 발행하는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는 오는 22일 부산 서구 휴앤워크 워케이션 센터에서 ‘사우나, 라이프스타일이 되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목욕문화를 공간과 여행, 커뮤니티로 확장할 가능성을 다룰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나의 인기가 젊은 세대의 달라진 심리와 여가 소비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명예교수는 “젊은 세대는 취미활동을 정할 때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우나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피로를 풀고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활동”이라며 “기존 목욕문화에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굿즈와 축제 등 젊은 층의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가 더해져 사우나 문화가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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