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용역서 ‘이전’ 지운 경북도…국회 “영풍 면죄부”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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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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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용역 방향 변경 논란
이전비 3조 공적 부담 지적
환경법 위반·처분 109건 쌓여
오염토 정화율 53.6% 그쳐
부산 식수원 최상류에 공장


낙동강 최상류 지역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의 회돌이치는 낙동강 바로 옆으로 아연 제련소인 영풍 석포제련소 1~3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낙동강 최상류 지역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의 회돌이치는 낙동강 바로 옆으로 아연 제련소인 영풍 석포제련소 1~3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경상북도가 환경 오염 논란을 빚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이전 방안을 찾겠다며 맡긴 연구용역이 ‘존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 현장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전날(20일) 경북도 국정감사에서 경북도가 진행 중인 석포제련소 연구용역을 문제 삼았다.

앞서 경북도는 2024년 11월 제련소 이전 전담 TF를 꾸렸고, 지난해 7월 ‘석포제련소 이전 타당성 조사 및 종합대책 수립 용역’에 들어갔다. 그런데 5개월 만에 용역명이 ‘지속 가능한 상생전략 및 대응 방안 타당성 검토’로 바뀌었다.

용역 내용도 달라졌다. 애초 이전 후보지를 찾는 게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현 부지 안에서 시설을 재배치하거나 제련소 인근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 대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전이 타당한지 검토하는 용역에서 이전하지 않는 것의 타당성을 따지는 용역으로 바뀌었다”라며 “엉터리 용역을 통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용역이 비용 대비 편익을 계산하면서 영풍이 낸 자료를 검증 없이 썼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영풍이 고의로 회계 누락을 해서 분식 회계를 한 것에 대해 20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 내용이 용역에 한 줄도 담겨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날 국감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제련소 이전을 국가가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 지사는 “도 차원에서 이전 문제를 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국가 차원에서 해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50년간 제련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사기업이 오염 문제와 시설 노후화로 공장을 옮겨야 하는데, 왜 정부가 이전을 떠맡아야 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오염 요인을 발생시킨 업체가 원인자 부담에 의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3조 원가량으로 추산되는 이전 비용을 모두 공적자금으로 대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도 용역 방향이 바뀐 이유를 캐묻고 제련소 노동자와 주민의 생계 대책을 요구했다. 진 의원은 “벌써 2년이나 지난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인 경북 봉화에 위치해 있다. 낙동강은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 주민 1400만 명의 식수원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지난 8월 국회에서 제련소가 낙동강 식수원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되면 영업 중단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련소 주변 오염은 좀처럼 정리되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정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석포제련소의 환경법령 위반·처분은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109건에 이른다.

영풍은 2022년부터 상반기까지 환경개선에 4310억여 원을 썼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오염토양 정화와 제련잔재물 처리 등 핵심 허가조건 2건을 기한 안에 지키지 못했다. 정화 과정에서 오염토 12만 5000㎥가 추가로 나왔고, 지난 7월 말 기준 정화율은 기존 명령 물량의 53.6%에 그쳤다.

한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시민·환경단체 60여 곳이 참여한 영풍제련소 주변환경오염 및 주민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북도의 석포제련소 관리·감독 실태에 대해 이번 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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