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속도전 나선 정부…조경태 “주민 수용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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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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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9년까지 울산 등 8.4GW 구축…대형원전 6~8기 규모
금천·김포 등 주민 반발로 공사 중단·장기 지연 사례
현행법상 ‘이격거리·사전고지·주민 의견수렴’ 의무 없어
“데이터센터 건축허가 전 주민설명·협의 의무화 추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지난 9월 10일 울산 남구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건설현장 현장경영(MBWA)에서 시공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지난 9월 10일 울산 남구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건설현장 현장경영(MBWA)에서 시공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정부가 23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내용을 담은 ‘AIDC 생태계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하나인 AIDC 프로젝트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AIDC 확대 정책과 관련한 속도전보다 주민 수용성이 먼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 AI데이터센터(AIDC) 확대 정책과 관련, “데이터센터가 국가 핵심 인프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민 수용성을 건너뛴 채 속도만 내면 오히려 사업 자체가 멈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하나인 AI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 오는 2029년까지 울산·강원 동해·세종 등에 총 8.4GW(기가와트, 1GW는 100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설비용량 기준으로 대형 원전 약 6~8기(국내 원전은 노형에 따라 원전 1기당 1.0~1.4GW 정도)구개 규모에 해당한다.

조 의원은 “24시간 가동되는 냉각설비의 소음과 비상발전기 배출가스, 막대한 전력사용 등은 인근 주민의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라며 “주민과 충분한 협의 없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는 아파트·어린이집·학교 밀집지역에 들어서던 데이터센터를 두고 주민들이 사전 고지와 동의 절차가 없었다며 반발해 공사가 중단됐다. 김포 구래동 데이터센터 역시 주민 반발과 착공신고 반려, 행정심판 등을 거치며 건축허가 이후 결정까지 3년 4개월이 소요됐다.


강원 동해시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에 최대 120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올해 착공될 예정이다. 우상호 강원도지사와 이정학 동해시장 등이 지난 9월 29일 AI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 부지에서 추진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동해시 제공 강원 동해시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에 최대 120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올해 착공될 예정이다. 우상호 강원도지사와 이정학 동해시장 등이 지난 9월 29일 AI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 부지에서 추진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동해시 제공

조 의원은 “대형이든 소형이든 공통점은 주민들이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인허가 서류처리가 느린 것이 아니라 사업 초기 주민과의 소통이 빠져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건축법 시행령’은 데이터센터를 방송통신시설로 분류하고 있지만, 주거지역과의 이격거리나 주민 사전고지·의견청취 의무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또한 ‘지능정보화 기본법’에도 데이터센터 주민 의견수렴에 관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조 의원은 “주무부처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니 지자체는 법 밖에서 자체 기준을 만들고, 주민은 거리로 나오고, 사업자는 행정심판과 소송에 휘말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가 데이터센터 산업의 주무부처로서 주민 수용성 문제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경태 의원실은 일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주택·학교 등에 인접해 들어서는 경우 건축허가 신청 전에 생활환경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설명회를 실시토록 하는 ‘지능정보화 기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초근접 시설의 경우 상생협의회를 거치도록 하되, 주민에게 일률적인 동의권이나 거부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 협의절차를 의무화하는 방향이다.


조경태 국회의원. 조경태 의원실 제공 조경태 국회의원. 조경태 의원실 제공

조 의원은 “AI데이터센터(AIDC) 건설을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시설을 제때 짓기 위해서라도 주민과 먼저 마주 앉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국민을 건너뛴 속도전은 지름길이 아니라 결국 사업을 멈추게 하는 파행의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오후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AIDC 생태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AIDC 구축 사업자 지원을 위해 지난 6월 제정한 ‘AIDC 특별법’의 하위법령 제정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하위법령을 통해 인허가 일괄처리 과정에서 사전검토·보완요구 등 절차를 최소화하고 처리 과정의 불편 해결을 위한 전담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 중 AIDC 특구를 지정하고, 지역 상생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AIDC 소부장·설루션 기업에는 2000억 원 규모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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