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미국에 합작 조선소 설립…1500억달러 마스가 승부수
키윗과 조선 합작법인 설립 계약
내년 착공 2029년 가동…3천명 고용
한화 필리조선소 이어 두 번째 미국 생산거점
“전략적 파트너로 조선협력 확대 기여"
HD현대가 22일(현지시간) 미국 건설·인프라 기업 키윗과 조선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뒤 HD한국조선해양 최한내(왼쪽 다섯번째) 기획부문장과 채드 존슨(왼쪽 여섯번째) 키윗 마리타임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즈를 치하고 있다.HD현대 제공
HD현대가 미국 최대 건설·엔지니어링·인프라 기업 키윗과 현지 신규 조선소를 세운다.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에 이어 HD현대도 미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면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키윗과 조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분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HD현대가 5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합작법인 명칭은 ‘HD키윗조선’이다. HD현대는 자사의 기술력과 조선소 운영 노하우에 키윗의 제작·건설 역량을 결합해 미국 최고의 조선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HD키윗조선은 미국 내 산업부지에 첨단 스마트 조선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착공하고 202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목표다.
현재 미국 남부와 서부지역을 포함한 복수의 후보지를 평가하고 있으며 세부 사항을 확정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신규 조선소에 디지털 트윈과 자동화 생산시스템, 로봇 용접 등 첨단기술이 도입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 안전성을 높이고 현지 숙련인력 부족 문제도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신규 조선소에는 HD현대가 추진 중인 ‘미래 조선소’(FoS) 모델과 디지털 생산 기술이 미국 조선소 중 처음으로 적용된다.
HD키윗조선은 미 해군 군수지원함과 상선 분야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미국 조선소에 선박 블록·모듈을 제작·공급하는 사업도 검토할 예정이다. 향후 항만 인프라 분야로 사업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HD키윗조선의 조선소가 계획대로 준공되면, 이는 한화 필리조선소에 이어 국내 조선사가 미국에 확보하는 두 번째 조선소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존에 있던 노후 조선소를 인수해 재가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선소를 새로 짓는 점은 HD현대의 차별점이다. 한화가 재작년 12월 1억 달러에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1997년 설립됐다.
신규 조선소 건립은 미국 현지 선박 건조역량 확충과 조선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선업 재건 기조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평가도 업계에서 나온다.
HD현대는 신규 조선소가 본격 가동되면 현지 고용 인력이 약 3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미국 내 공급망 강화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번 합작 조선소 건립 사업이 향후 1500억 달러 규모 마스가 펀드의 투자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 최한내 기획부문장은 “역량을 결집해 미국 조선산업 재건과 한미 조선협력 확대에 기여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드 존슨 키윗 마리타임 최고경영자(CEO)는 “HD현대가 가진 세계적 수준의 조선 전문성과 결합해 미국에 현대적인 조선소를 구축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