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50명 잡고도 놓쳤던 피싱 총책… 국제공조 끝 중국서 검거
부산경찰청, 보이스 피싱 총책·앱 공급책 구속
대출 미끼로 270명에게 25억 원 편취 혐의
범죄 수익 모아 중국 내 사업에 투자하기도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에게 악성 앱 다운링크를 전송하고 개인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화면. 부산경찰청 제공
중국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 피싱 범행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조직 총책과 악성 앱 공급책이 국제공조 수사 끝에 붙잡혔다. 이들은 과거 국내에서 함께 일하거나 음란전화 사업에 관여했던 사이로, 중국으로 건너가 보이스 피싱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범죄단체조직·활동과 사기 등의 혐의로 보이스 피싱 조직 총책 A(50대) 씨와 악성 앱 제작·공급책 B(50대)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중국 광둥성 등에 범죄 조직을 꾸리고 2013년 6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 145명으로부터 약 1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전직 경찰관 박 모 씨가 활동한 보이스 피싱 1세대, 이른바 ‘김미영 팀장’ 조직이 전수한 수법을 배워 중국에서 유사한 사기 행각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직의 조직원들은 대출해 주겠다며 접근한 뒤 신용등급 상향비나 보증보험료 등을 먼저 내도록 속였다. 콜센터 팀장과 상담원, 국내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실행했다. A 씨는 범죄수익을 중국의 유명 외식사업에 투자해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하기도 했다.
B 씨는 전화 가로채기 기능 등을 갖춘 악성 앱을 제작해 보이스 피싱 조직에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2018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관련 범행으로 피해자 125명이 약 10억 원을 빼앗겼다. B 씨 역시 한국과 중국에서 여성 속옷 업체 지분을 보유하며 사업가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A 씨 관련 조직원 50명을 검거해 20명을 구속했지만, 해외에 머물던 핵심 인물들의 신병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인터폴 적색수배와 경찰청 주도 국제공조 작전인 ‘브레이킹 체인스’를 통해 추적을 이어갔다.
그 결과 A 씨는 올해 1월 중국 현지에서 검거돼 5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B 씨는 지난 9월 14일 비자 문제로 자진 입국했다가 붙잡혀 같은 달 23일 구속 송치됐다. 두 사건의 피해자는 총 270명, 피해액은 약 25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해외에 체류하는 보이스 피싱 핵심 조직원과 범행 수단 공급책에 대한 국제공조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며 “대출 상담 등을 이유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앱 설치를 요구할 때는 범죄 행위일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