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공공비축미 지난해 비 30% 감소 논란
전국 감소율 13.3%에 크게 웃돌아
민경우 도의원 “원점 재검토” 촉구
경기도 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지난 12일 벼를 싣고 온 트럭들이 수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경남의 공공비축미 매입 물량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어 추수를 앞둔 농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이 같은 감소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여서, 정부에 물량 배정 재검토와 추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30일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민경우(국민의힘·밀양2) 의원에 따르면 올해 경남의 공공비축미 배정 물량은 조곡 기준 5만 4044t으로, 지난해(7만 6653t)보다 2만 2609t 감소했다. 감소율은 29.5%로, 전국 평균 감소율인 13.3%의 두 배에 달한다. 도는 전국적인 물량 축소 기조에 더해, 배정 기준에 반영되는 벼 재배 면적 감축 실적이 저조했던 점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경남의 벼 재배 면적은 지난해 6만 225ha였으나, 올해는 오히려 1%가량 증가한 6만 856ha로 집계됐다. 정부가 쌀 소비 감소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줄여가는 추세에 역행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 시책과 다른 수급 지표가 적용되면서 경남이 공공비축미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잉 생산된 벼는 제때 판로를 찾지 못하면 농가 수익 하락으로 직결된다. 정부 수매 물량은 줄어든 반면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경남 농민들은 수확기에 쌀이 일시에 쏟아져 나와 쌀값이 급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쌀을 개별 상인에게 넘기거나 자체 보관해야 해 제값을 받기 어렵다 보니 농민들은 정부 수매를 강하게 선호하고 있다.
민 의원은 “경남의 비축미 배정량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많이 줄어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작목 전환 등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큰 타격이 되는 만큼 배정 물량을 원점 재검토하고 추가로 배정하라”고 촉구했다.
추곡 수매 기다리는 트럭들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2일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수라청연합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벼를 싣고 온 트럭들이 수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6.10.12 xanadu@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 의원은 경남에서만 배정 물량이 대폭 줄어든 것에 대해 고령농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쌀 수급 안정을 위한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다른 작물로 전환하려면 농지 여건과 농기계, 재배 기술은 물론 판로까지 모두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특히 평생 벼농사만 지어온 고령농에게 작목 전환은 생계를 건 모험과 같다”고 지적했다.
개별 농가가 실제로 작목을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는지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경남 전체의 벼 재배 면적을 줄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공비축미 배정량을 크게 깎고 그 불이익을 개별 농가에 떠넘기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민 의원은 “한 해 동안 땀 흘려 키운 벼를 수확할 시기인데 공공비축미로 낼 수 있는 물량부터 크게 줄었다”며 “정부가 정책 참여를 유도하려면 농촌의 고령화와 지역별 영농 여건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의 역할이 오히려 농민들을 더 어렵게 만든다면 그 정책은 실패한 것”이라며 “정부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여 공공비축미 물량 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올해 추가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도 관계자도 “대다수가 고령인 지역 농민들이 시설하우스 등으로 작목을 급격히 전환하기에는 영농 여건이 매우 여의치 않다”며 “정부에 이러한 현장 사정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