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BPA 북항 돔 아레나 개발 방향 한뜻으로 뭉쳐야
공모 임박한 데도 부지·시설 규모 이견 커
공공성·사업성 공동 검증해 실행안 내놔야
정부가 ‘스포츠·공연 복합형 돔 구장’ 후보지 공모에 착수했다. 부산은 국비와 민간 투자 유치를 병행해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5만 석 규모의 대형 돔 건립을 추진한다. 이원준 기자 lwj@
북항 돔 아레나의 성패를 가를 부지 확보 문제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오는 12월 8일 정부의 복합형 돔구장 공모 마감을 앞두고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시설 규모뿐만 아니라 부지를 놓고 구상이 엇갈린 것이다. 시는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던 북항 1단계 랜드마크 부지를 통매입해 5만 석 돔과 업무·상업시설을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BPA는 랜드마크 부지에 중소형 아레나와 고층 업무시설을 배치하고 대형 돔은 자성대로 돌리자는 입장이다. 땅의 소유자와 개발자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공모 시한은 한 달여 앞으로 닥쳐왔다. 통매입 방안까지 나온 만큼 공론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 기준은 북항의 공공성과 도시 경쟁력이다.
시와 BPA는 각자의 구상에 대해 실행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시가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제안은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5만 석 돔 추진에 동력이 실리려면 토지 매입비와 기반 시설 비용, 국비·시비·민간 자본 구성 계획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투자 유치 지연과 운영 적자 때의 책임 그리고 공연·경기 유치를 포함한 수요 분석과 운영 전략도 제시해야 한다. BPA는 중소형 아레나와 수변 문화·상업시설, 고층 업무시설을 결합하는 안의 장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사업성은 중요하지만 과거 두 차례 매각이 유찰된 만큼 투자 유치 가능성 입증이 필수적이다.
북항 랜드마크의 가치는 5만 석이냐 1만 석이냐 하는 시설의 크기나 토지 매각 수익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북항 랜드마크의 개발 방향은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와 직결된다. 해양기업이 모이는 업무 거점이자 시민과 방문객이 문화와 여가를 누리는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사업 제안서 제출 마감이 임박한 지금, 각자의 제안을 고집하며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평가 기준과 합의 시한을 정하고 신속하게 공동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큰 틀의 방향이 정해지면 이미 운영 중인 실무 협의체가 부지의 적정성과 사업성, 재원 조달 방안을 함께 검토해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시와 BPA는 문체부 사업 제안서 제출 전까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일정에 쫓겨 비용과 책임을 뒤로 미루는 합의는 또 다른 사업 지연을 낳을 뿐이다. 합의 이후의 실행을 담보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토지 확보와 도시계획 변경, 공모 역할 분담도 명확히 하고 주요 협의 결과와 추진 일정은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속도와 과정 모두 중요하다. 실무 협의에서 풀리지 않는 쟁점은 기관장 간 협의로 해결하고,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한편 시민사회와의 숙의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북항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해양수도의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