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꽃피는 신앙] <3> 부산 대연침례교회 담임 노주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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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으로 일궈낸 음악의 신학화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하나님의 섭리라고 할밖에요.'

부산 대연침례교회 담임 노주하 목사는 자신의 이력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서울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예술의 전당 음악기획위원이라는 직책을 맡았을 때만 해도 그는 전도양양한 음악도였다.

그러나 예술의 전당에서 보내준 이탈리아 유학길은 그에게 생의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유학시절 밀라노 한인교회 '임마뉴엘 찬양선교단'단원으로 관광객 앞에서 노래선교를 하면서 그는 '하나님의 힘'을 느꼈다는 것.

노 목사는 당시 '인생의 목적이 자신의 부귀영화에 그친다면 너무 허무한 것은 아닌가''음악은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심정을 음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하는,막연하지만 강렬한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고 했다.

귀국 이후 연세대 신학대학원에 원서를 냈다.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핑계거리'를 만들고 싶어서였다고.

학부 과정을 마치지 않은 이에게 대학원 시험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던 그는 목사가 되길 원하는 부모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음악에만 몰두하고 싶었던 것.

그러나 학교측은 그에게 신학공부의 길을 열어줬다.그는 꼬박 3년반 동안 신학공부를 하면서 '하나님의 뜻'에 순명하게 됐고 '음악과 신학'이란 책을 발간하면서 자신의 달란트인 '음악'을 신학과 학문적으로 결합시켰다.

이 책은 기독교계의 스테디셀러.마침내 98년 1월 목사가 돼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왔다.

목사로 부임한 지 4년째.그는 예배의 반 이상을 음악으로 채우고 있다.인상 쓰면서 노래할 수 없는데다 찬송가 가사들이 성경의 시편들인 덕분에 찬양자체가 기도인 셈이다.

또 하나 특징은 가족예배.어린이와 청소년,장년예배를 나누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찬양과 예배는 신자들간의 공동체 의식도 높였다는 자평.

실제로 교회 청소 등 잔일부터 굵직한 일까지 모두 신자들이 알아서 하는 덕분에 무리없이 교회를 이끌고 있다.'영적 싸움'을 하는 전진기지인 교회의 미래는 신자들의 영성에서 나오는 것이지 양적인 성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목회관.

그는 음악가로서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남성성악가 앙상블인 '솔리스츠 앙상블'의 단원이기도 하고 지난해 10월 창단 연주회를 한 '동아체임버콰이어'의 지휘자.

수도침례교신학대의 교수이며 경성대와 기독음대에도 출강하고 있다.또 기독음악저널의 편집위원.

'목사로서 외부활동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뱀처럼 지혜롭게'라는 답변을 내놓았다.외부에선 목사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구조조정 때문에 아픔을 겪는 교인들의 자립을 위해 기도한다'는 노 목사는 '찬양이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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