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리포터가간다] 거리에서 대중과 소통하며 재미난 예술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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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문화공간 '아지트' 김건우 사무국장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다. '문화'를 통한 소통 꿈꾸기.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아지트' 속 사람들의 이야기다.

"문화는 우리만 즐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고 즐겨야 진정한 문화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지트 김건우(29) 사무국장의 말이다.

아지트는 지난 해 4월에 문을 연 대안문화공간. "1층에는 사무실과 스튜디오, 세미나실, 게스트룸이 있어요. 2층에는 입주한 작가들이 작품을 직접 만드는 작업실과 갤러리가 있습니다." 건물 외곽은 그라피티로 가득하고 예술작품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2층의 작업실은 보통 6개월 단위로 입주작가를 받는다. 무료로 이용하고 다른 작가와 작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어 지방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응모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달에는 입주 작가인 정해민씨의 작품이 아지트 내에 있는 갤러리 7436에서 전시되기도 했죠."

김 사무국장은 "모든 사람이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공간을 게스트하우스나 파티 장소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에는 스위스인 부부가 와서 한동안 머물다 가기도 했습니다."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하는 부부인데 김 사무국장이 우연히 길에서 만나 부산에 있는 동안 아지트를 숙소로 제공했다고 한다.

"아지트는 '재미난 복수'의 보금자리이기도 합니다. 2003년 부산대 앞에서 대안문화 활동가들이 모여 거리축제를 시작했어요. 그때 축제의 이름이 바로 '재미난 복수'였습니다."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안문화모임을 만들고 그 이름을 재미난 복수라고 지었다. 재미난 복수는 아지트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을 포함한 재미난 복수 구성원들은 대중과 가장 많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거리'라고 생각한다. "거리는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지속적으로 거리축제를 하면서 대중의 인식도 많이 좋아졌죠."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재미난 복수에게는 자신들의 공간인 아지트의 대중적 활용도 중요한 과제. 그래서 주민들을 초대해 연극을 하고 동네 나무 밑에 평상을 놓을 계획도 세워뒀다.

"아지트는 예전에 어린이집이었던 곳이죠. 아이들이 뛰어놀던 놀이터를 동네 할아버지가 텃밭으로 가꿀 수 있도록 제공했어요." 김 사무국장은 호박과 상추, 깻잎으로 가득한 텃밭을 가리켰다. 동네 할아버지와 함께 텃밭을 가꾸는 것도 예술을 공유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옥상영화제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지트 옥상에 큰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상영하면 주민들은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거예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사람들 신경 쓸 필요도 없이 나만의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거죠."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를 원하는 사람다운 재미난 발상이다.

"도심 속 공동체의 한 형태를 실험해보고 싶어요. 문화라는 무기를 가지고 예술가들이 모여서 만든 공동체 말입니다." 김 사무국장은 아지트가 그 출발선상에 서있다고 말했다.

박귀임 독자리포터·pdim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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