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영남권 유일 중고차 경매장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양산경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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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팔지 않고 제값에 팔고 사는 '중고차 직거래 장터'

성림모터스 이희태(54) 대표가 경매장에서 제공하는 모니터를 보고 경매에 참가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중고차 시장에서는 흔히 '싸고 좋은 중고차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좋은 중고차는 그만큼 제값을 내고 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좋은 중고차를 싸게 사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바로 중고차가 처음 유통되는 도매시장 격인 중고차 경매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부산·경남 유일 중고자동차 양산경매장

지난 11일 오후 경남 양산 산막동 산막일산산업단지 내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양산경매장.

2012년 개장 후 점차 활성화
올해 월 평균 1천400대 출품

개인은 출품만 하고 경매참여 불가
등록된 매매업자 통해 매입도 가능

경매 하루 전 홈페이지에 정보 제공
시장가격 거래·원하는 때 매각 장점


372명이 동시에 경매를 볼 수 있는 경매장에는 수십 명의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책상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1시가 되자 경매를 알리는 방송과 함께 진행자가 변경된 사항을 고지한 뒤 경매가 시작됐다.

전광판과 경매 참가자 책상 위 개인 모니터에는 이날 출품된 차량의 사진과 연식, 미션 종류, 연료, 주행거리. 옵션, 시작가가 제공됐다.

전광판과 개인 모니터에 연방 붉은색이 깜빡 거린다. 버튼을 한 번 클릭할 때마다 경매가는 5만 원씩 올라간다. 경매가 시작된 지 1분여 만에 '낙찰됐다'는 안내방송이 이어졌다.

두 번째 차량이 전광판과 모니터에 올라오면서 새로운 경매가 시작됐다. 이날 출품된 300여 대의 차량 중 60%가량이 낙찰돼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이날 최고의 인기를 끈 것은 '에쿠스' 차량 이었다. 시작가는 3천690만 원이었지만 445만 원이 오른 4천135만 원에 낙찰됐다.

차주는 "발품을 팔지 않고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판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았다"고 좋아했다.

경매가 진행 중이었지만 입구 휴게실에는 수십 명의 중고차 매매업자가 경매에 참가하지 않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미리 찜했던 차량이 경매장에 출품되지 않았기 때문에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 매매업자는 "내가 찜해뒀던 차량이 출품될쯤 경매장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양산경매장은 경매가 시작되기 하루 전 홈페이지에 경매에 출품예정인 차량의 모든 정보를 알려준다. 매매업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출품되는 차량의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당일 주차장에 전시된 중고차를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할 차량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3만 9천㎡ 달하는 경매장 주차장에는 이날 출품된 국내·외 다양한 종류의 중고차가 전시돼 있다. 방문객들은 신차는 아니지만 출품된 다양한 차량의 안팎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중고차 경매장은 차량 소유주가 출품한 차량을 회원들이 매입을 위해 한날에 공개경쟁을 펼치고 이 중 최고가를 제시한 회원이 낙찰 받는 유통 방식이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은 2001년 경기도 분당에 경매장을 개장한 이후 2008년 경기도 시화, 2012년 양산에 경매장을 개장했다. 양산경매장은 월 평균 출품된 차가 지난해 1천100대 정도였지만 올 상반기엔 1천400대로 300대 이상 늘어나는 등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차량 출품 가능하지만 직접 경매는 불가

양산경매장은 개인이 경매장에 차량을 출품할 수는 있지만 직접 경매에 참여할 수는 없다. 경매 참여는 경매장에 등록된 중고차 매매업자만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이 원하는 중고차가 있을 경우 경매장을 이용하는 중고차 매매업자를 통해 매입할 수는 있다.

차주가 중고차를 팔기 위해 경매장에 위탁하면 전문가에 의해 점검을 받게 된다. 또 다른 전문가가 점검표를 근거로 경매 시작가를 책정하게 되고 이 가격으로 경매에 붙여진다. 차주는 경매장에 출품수수료 2만 2천 원과 경매수수료 2.2%(낙찰가의 2.2%로, 수수료는 11만 ∼44만 원)만 납부하면 된다.

중고차 매매업자 역시 2.2%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만약 유찰되면 시작가를 낮춰 재입찰에 붙여지며 끝까지 낙찰되지 않을 경우 차주는 차를 돌려받게 된다. 파는 입장에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어 좋고 매매업자는 다양한 매물을 발품을 팔지 않고 매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고차 매매업자를 거치지 않고 경매를 통해 차를 판매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거래된 우리나라 중고차 대수는 331만 대 였으며 이중 3.56%인 11만 8천 대가 경매를 통해 거래됐다.

성림모터스 이희태(54) 대표는 "경매장에서 필요한 차량만 구입할 수 있어 자금 회전율이 높아지고 꼼꼼한 성능점검과 함께 법적인 보호장치로 위험부담률도 줄일 수 있어 경매장을 즐겨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학기나 휴가 앞둔 7월을 노려라

중고차 경매는 경쟁입찰을 통해 거래가 이뤄져 시장가격에 거래할 수 있고 원하는 때 바로 매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반면 인기 없는 차량일 경우 가격이 떨어지거나 유찰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을 잘 활용하라고 말한다. 봄이 오는 3·4월은 사회초년생들과 신학기를 맞는 대학 새내기들의 중고차 구입욕구가 강해지고 연식 교체로 움츠렸던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기 때문. 휴가를 앞둔 7월은 중고차 시장의 최대 성수기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유종수 이사는 "좋은 중고차를 살 때는 자신의 예산과 용도에 맞게 차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대금 외에 보험, 이전 등록비 등의 추가비용을 고려해 전체 예산의 80% 정도 내에서 구매 가능한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유 이사는 "특히 중고차를 구매해 타다가 다시 판매할 계획이라면 인기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양산경매장 주차장에 빼곡히 출품돼 있는 차량들(맨 위 사진)을 전문가들이 경매에 앞서 점검(가운데 사진)하고 있다. 중고차매매업자들이 경매에 앞서 차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김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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