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사봉'의 나무 이바구] 14. 굴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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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처럼 잎 두툼… 숯 재료로 사용

금정산 남쪽 자락 석불사로 가다 보면 굴참나무가 많다. 800m 고지의 양지 바른 산허리 기슭이나 중턱, 자갈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게 굴참나무다.

굴참나무는 겨울에 낙엽 지는 넓은 잎의 큰키나무다. 잎은 가지에 어긋나게 달리는데, 끝이 뾰족하거나 무디고 긴 타원형에 가까운 피침 모양이다. 가장자리에 엽록소가 없어 노란빛 나는 가시 모양의 잔 톱니를 지녔다. 만져 보면 가죽처럼 두껍다. 가을에 황갈색으로 물든다.

굴참나무 쓰임새는 다양하다. 껍질의 코르크는 병마개로 쓰고, 열매는 먹거나 약으로 쓴다. 옛날부터 가장 좋은 숯의 재료로 알려져 왔다. 두꺼운 껍질은 굴피집 지붕재료로 사용했다.

옛날 흉년이 들 때 참나무류의 열매는 구황식료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고 역사적 기록도 많이 남아 있다. 1434년 2월 경상도의 한 관리가 임금에게 올린 글에 "구황자료로서는 상실(橡實)이 가장 좋고, 다음이 소나무 껍질"이라고 했다.

경상북도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의 안동 굴참나무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수령은 400∼500년쯤 됐다. 현재 보호되고 있는 굴참나무 중 가장 나무 모양이 잘 발달했다. 안동 김씨가 마을에 정착하면서 심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음력 7월에 적당한 날을 택하여 논길을 보수하고 논의 잡초를 제거한 후에 이 나무 아래에 모여 준비한 음식으로 마을의 평안을 비는 제사를 올린다. 봄날, 이 나무에 소쩍새가 와서 울면 풍년이 든다는 전설이 있다.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 수령은 약 250년쯤 된다. 구전에 따르면 강감찬 장군이 이곳을 지나다가 지팡이를 꽂았는데 그것이 자라 오늘의 굴참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나무는 죽고 그 후계목이 자라 지금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

kdjdoc1570@naver.com 


김동조

숲사봉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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