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국립마산병원 이전사업'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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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치 재건축" VS "약속대로 옮겨 가라"

현재 건물 철거 작업이 거의 마무리 된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일대 국립마산병원 현대화 사업 부지. 이성훈 기자

10년 이상 끌어오다 가까스로 추진에 들어간 국립마산병원 이전 사업을 놓고 인근 주민들이 다시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병원을 다른 부지로 옮기지 않고 현 위치에 재건축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충돌이 우려된다.

복지부 현대화 사업 추진에
주민 '결핵병원' 이전 요구


■현대화사업 직접 시행


보건복지부 국립마산병원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512의 1 일대에서 '국립마산병원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부지는 1946년 국립마산병원(당시 마산결핵병원)이 개원할 때부터 병동이 있던 곳이다.

병원 측은 도로 건너 100여m 지점에 있는 별관 동으로 시설을 옮기고 환자를 이송한 뒤 지난해부터 병원 건물 철거에 들어가 현재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병원 현대화사업(재건축)은 2만 9천600여㎡ 부지에 오는 2017년까지 354개 병상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병원을 짓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시행하는 이 사업에는 495억 원이 투입된다.

국립마산병원 이전사업은 옛 마산시와 시민들의 숙원이었다. 병원 시설이 낡고 협소했고 주변 개발이 본격화되자 1990년대 후반부터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2004년 병원 이전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통합 직전인 2009년에는 실시협약까지 체결됐다.

그러나 2010년 7월 출범한 통합창원시가 가포 뒷산 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택지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장기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하면서 병원 이전사업은 사실상 보류됐다.

이에 복지부가 자체적으로 타당성 조사와 민간 투자 적격성 조사용역 등을 거쳐 현 위치에 병원을 직접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약속 무시한 재건축에 반발

인근 주민들은 국립마산병원 현대화사업에 대해 반발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가포동 주민 60여 명은 기존 병동이 있던 자리에 병원을 재건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대책위는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현재 병원 자리에 결핵병원을 재건축하려 한다"며 이는 주민들과 약속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병원 측과 옛 마산시가 체결한 양해각서와 실시협약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2007년 9월 국립마산병원과 마산시는 병원 맞은편(가포동 514 일대) 산 쪽 7만 5천㎡의 부지에 500병상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신축해 2011년께 병원 이전을 완료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곳은 가포동 주민들이 요구하는 병원 신축 이전 부지다.

김수하 대책위원장은 "동네 한복판에 위치해 지역발전의 최대 장애 요인인 결핵병원을 도로 건너편 쪽으로 이전하고 현재 병원 자리는 관리동 부지 등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라며 "병원 측이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면 대규모 궐기대회 등을 열어 결핵병원을 아예 다른 지역으로 쫓아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원시는 국립마산병원이 지난해 9월 신청한 건축 허가와 관련, 현재 관련 부서 간 협의 중이다.

이성훈 기자 le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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