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 락페스티벌 즐기러 갔다 성추행 당하고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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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삼락동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락페스티벌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락페스티벌 행사. 부산일보DB

부산의 대표적인 음악축제인 부산국제락페스티벌(부산삼락락페스티벌)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페미니스트 예술 실천 단체인 '페미광선'이 락페스티벌 내 성폭력에 반대하는 서명에 나서 10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매년 성추행 문제 불거져도
주최 측 "지켜보자" 뒷짐만
"여성도 안전하게 즐길 권리를"
시민 '성폭력 반대' 서명 확산

장 모(28·여) 씨는 지난 13일 부산 사상구 삼락공원에서 열린 부산국제락페스티벌에 참가했다가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락페스티벌 내에서 즉흥적으로 슬램(몸을 부딪히는 놀이동작)구역이 형성돼 즐기던 순간 누군가가 장 씨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달아난 것. 장 씨는 황당한 마음이 들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어디 토로하지도 못하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락페스티벌 내에서 반복되는 성추행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매년 여러 페스티벌에서 성희롱 문제가 논란이 돼왔다. 이에 '페미광선'은 올해 부산국제락페스티벌 기간동안 '락페스티벌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울리는 장입니다.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가서 성추행이라는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슬램구역 운영이 필요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공방이 벌어졌다. 이 단체에 대해 '여성들 때문에 락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여성들이 슬램존에 안들어왔으면 좋겠다' 등의 글이 올랐을 뿐만아니라 캠페인에 참가한 사람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까지 게시됐다.

이에 대해 페미광선 송진희 활동가는 "올해 삼락페스티벌의 목표가 '음악·사람·자연을 즐긴다'였다. 여성들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여성 활동가들의 활동에 무자비한 비판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페미광선은 뒤이어 안전한 락페스티벌 만들기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28일 기준 1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를 지지했다.

이 단체는 인신공격성 글을 올리는 일부 네티즌 뿐만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는 축제 조직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송 활동가는 "주최 측에서 페스티벌 내 성추행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 성희롱을 한 이들에 대해 퇴장 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매번 주최 측은 '지켜보겠다'는 안일한 대답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소희 기자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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