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첩, 시민정신 깨운다] “부산대첩으로 위상 높이고 부산 정신 세울 방안 고민해야”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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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와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은 20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학계, 시민단체,정·재계 인사와 시민 등 총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포 해전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강선배 기자 ksun@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와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은 20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학계, 시민단체,정·재계 인사와 시민 등 총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포 해전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강선배 기자 ksun@

임진왜란 당시 왜적선 100여 척을 격파한 ‘부산포 해전’(본보 지난 18일 자 1면 보도)을 부산시민 정신의 뿌리로 재조명하고, 관련 랜드마크를 조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와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은 지난 20일 오후 3시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포 해전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부경대, 해군사관학교, 한국해양대 교수 등이 발제와 토론을 진행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학계, 시민단체, 정·재계 인사와 시민 등 총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헌법재판관을 지낸 김종대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부산포 해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되살려 부산 시민정신의 뿌리로 삼을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부산포 해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 공원과 이순신 동상 등을 갖춘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포 해전 학술대회 150여 명 참여

부산 시민정신 뿌리 재조명 움직임

관련 논문 5~6편 불과 역사연구 절실

대첩에 대한 정의 선행 필요성도 제기

“이순신 동상 등 랜드마크 조성 노력”

학술대회는 부산포 해전의 경과와 의의에 대한 발제로 시작됐다. 해군사관학교 이민웅 교수는 “부산포 해전은 조선 수군이 전라좌수영에서 부산으로 전진해 일본 본진의 군선 100여 척을 격파한 전투”라며 “일본 수군이 제해권을 잃게 되면서 조선으로 건너와 전쟁을 지휘하겠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의지도 꺾였다”고 말했다. 뒤이어 부산포 해전의 위상과 승리 요인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임원빈 이순신리더십연구소장은 “조선 수군이 치른 단일 해전 중 가장 큰 전과를 올렸다”며 “여수에서 부산포까지 200여㎞에 달하는 출동 거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기간에 걸쳐 가장 길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총을 사용한 일본 수군에 함선을 격파할 수 있는 총통으로 맞선 조선 수군은 질적으로 전투력이 높았다”며 “원균이 이끈 칠천량해전은 야간 기습을 당해 패한 반면 부산포 해전에서는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싸우며 주도권을 잡았다”고 승리 요인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김강식 교수는 “부산포 해전을 한산, 명량, 노량 해전처럼 대첩으로 불러도 가능할지 관심이 높은 만큼 대첩에 대한 정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사료 속에 기술된 부산포 해전에 대한 발제도 있었다. 부경대 이근우 교수는 “일본의 역사 기록에 부산포 해전에 대한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오히려 선조수정실록에 ‘불극(不克)’, 즉 이기지 못했다고 표현한 기록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극은 중립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순신 휘하의 정운 장군이 전사한 데다 모든 배를 격파하진 못해 냉정하게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경대 박화진 교수는 “양국의 기록이 엇갈리는 만큼 당시 참전한 일본 장수의 기록 등을 발굴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포 해전에 대한 역사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산 정신을 세워 나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학술대회 좌장을 맡은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는 “부산포 해전에 대한 연구 논문은 5~6편에 불과할 정도로 극소수인 실정”이라며 “부산대첩으로 위상을 높일 길을 모색하고, 새로운 역사가 우리 삶 속에 스며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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