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언제나 혜성처럼 전진'…신화가 달려온 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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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아이돌의 바이블’ 신화가 데뷔 21주년을 맞은 것. 세월이 흘렀지만 바뀐 건 나이 뿐이다. 변함없는 실력과 열정,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 신화가 움직이는 순간은 언제나 ‘신화’가 된다.


신화는 21일 오후 서울 방이동 KSPO DOME(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9 SHINHWA 21ST ANNIVERSARY ONCERT ‘CHAPTER 4’를 열었다. 이날 공연은 총 네 개의 챕터로 꾸며졌다. ‘CHAPTER 1’은 데뷔를 한 1998년도부터 2002년까지, ‘CHAPTER 2’는 첫 대상을 받았던 2003년부터 2008년까지의 활동을 담았다.


멤버들이 군복무를 마친 시점인 2011년부터 2018년은 ‘CHAPTER 3’으로 펼쳐진다. 마지막 챕터는 ‘신화와 신화창조…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절대 멈추지 않는 우리들의 항해’라는 뜻을 지닌다. 앞으로 신화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 CHAPTER 1 "신화산 신화산!“

콘서트 시작을 알리는 VCR이 스크린에 나오자 객석 곳곳에서 응원 구호 “신화산”이 울려 퍼졌다. 첫 순서는 1998년 발표한 데뷔곡 '해결사'였다. 웅장한 인트로 사운드가 흐르며 서서히 열기가 올라갔다. 댄스 보다 노래에만 집중한 편곡이 눈길을 끌었다.


‘Only One’에서는 본격적인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관객들은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멤버들이 재킷을 살짝 벗는 동작을 취할 때마다 환호성이 쏟아졌다. ‘Perfect Man’에 이어 의자를 활용한 안무가 특징인 ‘Wlid Eyes’까지, 순식간에 20여 분이 지나갔다. 멤버들의 얼굴은 벌써 땀에 흠뻑 젖었다.


에릭은 “모든 공연을 할 때마다 ‘Wild Eyes’를 할 때는 잠을 못 잔다. 중간에 민우가 나를 잡아줬다. 안 잡아줬으면 혜성이의 브릿지를 불렀을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신혜성은 “잡아 준 게 아니라 끌고 나갔다”고 했다. 에릭은 “우리끼리 있었으면 머리 끄댕이를 잡았을 텐데 젠틀하게 잡아줬다. 잠시 정신을 잃었다”고 멋쩍어했다.


신혜성은 “오프닝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있는 21주년 콘서트다. 분명히 내 차례인데 에릭이 나와 있더라. 노래에 욕심이 있나? 그게 공연의 묘미 아니겠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흐른 ‘소망’, ‘Trippin’, ‘I Pray 4 U’, ‘JAM#1’은 신화와 팬들이 함께 즐겼다. 멤버들은 객석 2층, 3층까지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눈을 맞췄다. 앤디는 팬들의 환호에 감동한 듯 잠시 울컥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 CHAPTER 2 "여러분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대상“

두 번째 챕터에서는 ‘Brand New’로 2004년 ‘서울가요대상’ 대상을 수상했을 당시 모습 영상이 공개됐다. 이 곡은 신화가 SM 엔터테인먼트를 떠나서 발표한 첫 번째 곡. 대형 기획사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한 이들의 성공 여부에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를 비웃듯 대상 수상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개인 활동 영상도 볼 수 있었다. 2004년 드라마 ‘불새’를 통해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요’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에릭을 비롯해 예능, 연기, 광고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화다.


‘CHAPTER 2’는 'Brand New'가 열었다. 신화의 역동적인 안무는 물론, 폭발적인 가창력까지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함성을 질렀다. 이민우는 “‘Brand New’는 정말 뜻 깊은 곡이다. 자료 영상을 보면서 그때의 기억이 새록 새록 떠오르더라. 이제 대상은 후배들에게 주는 걸로”라며 웃었다. 신혜성은 “지금 여러분과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우리에게는 대상이다”고 했다.


에릭은 “21세기를 맞아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힘이다. 오래 오래 살아달라. 너무 귀여우면 일찍 죽는다고 하더라. 적당히 귀여우세요”라며 애교 섞인 농담을 던졌다. 이후 잔잔하고 애절한 곡 ‘흔적’, ‘약한 남자’, ‘열병’이 공연장의 열기를 잠시 식혀줬다. 이에 주황색 야광봉은 좌우로 천천히 흔들렸다.


■ CHAPTER 3 “다시 돌아올게요”(with 신화컴퍼니)

신화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08년부터 군복무를 시작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아이돌 최초로 자신들의 이름을 딴 ‘신화컴퍼니’를 설립하며 평생 신화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신혜성은 영상을 통해 “신화컴퍼니를 설립하고 나서 설렘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 ‘다시 돌아올게요’라는 말을 하고 체조 경기장 무대에 섰을 때 그 기분은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못 느낄 기분이다. 신화는 단순히 그룹명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동완은 신화컴퍼니를 만들었던 순간에 대해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이었다”며 “내일은 365일이 21번 반복된 신화의 (데뷔) 7700일이다. 그 동안 이름을 지키고 싶게 만들어준 건 여러분이다. 무대와 이름을 지킬 가장 큰 이유가 된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CHAPTER3’은 군복무를 마친 후 발표한 곡들로 구성됐다. 신화는 정규 10집, 11집 타이틀곡 ‘VENUS’, ‘THIS LOVE’로 원숙한 섹시미를 뿜어냈다. 이민우는 객석을 향해 “아까 (영상 속) 앤디의 10년, 20년 보셨죠? 정말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또 관객의 ‘떼창’을 유도하며 무르익은 분위기를 만끽했다.


■ CHAPTER 4 “고마워요 신화창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줘서“

21년 간 함께 해온 팬클럽 ‘신화창조’는 신화에게 정말 특별한 존재다. 그들은 청소년을 거쳐 성인이 되고 결혼 후 가정을 꾸린 후에도 늘 신화의 곁을 지켰다.


CHAPTER4 영상은 ‘신화창조’와 신화 멤버들 간의 끈끈함을 보여줬다. ‘제가 힘들 때 오빠들의 노래 덕분에 힘이 되었듯, 오빠들이 힘들 때 힘이 되고 싶어요’, ‘힘들 때 변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같은 팬들의 진심 어린 편지에 이어 멤버들 또한 ‘신화창조는 가장 자랑스러운 팬’,‘지금처럼만 ‘신화창조’랑 신화가 쭉 전진했으면’ 등 애정이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신화는 지난해 리메이크한 ‘ALL YOUR DREAMS’, 2집 타이틀곡 ‘T.O.P.’, 20주년 스페셜 앨범 수록곡 ‘LEVEL’을 연이어 선보이며 공연 후반부를 채웠다.


멤버들이 엔딩 멘트를 하려던 도중 팬들은 ‘우린 영원하다고 믿어도 돼’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어올렸다. 이어 ‘기도’의 가사 일부분 “우리 살아가는 게 힘이 들 때가 있어. 아름다울 네 삶 속에 우린 영원하다고 믿어도 돼”를 부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앤디는 “이렇게 멋진 모습을 준비해주셔서 너무 감동이다. 아까 영상처럼 20년, 30년 죽을 때 까지 최선을 다하는 신화 앤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진은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는 것 같다. 앞으로 쭉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어제 오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동완은 “사실 ‘사랑한다. 영원하자’는 말을 해도 그러기 힘들지 않냐. 마음이 없어도 ‘사랑한다. 영원하자. 같이 죽자’라는 말을 하면서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밀물 썰물이 반복되도 늘 그 자리에 있는 해변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민우는 “신화로 함께 시작해서 너무 좋고, 무대에 서는 게 너무 행복하다. 신화창조 여러분을 보고 있으면 너무 행복해서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무대가 끝나고 나면 공허함이 크게 밀려오는데 그 시간은 또 새로운 음악과 좋은 노래, 좋은 무대, 신화로서 창피하지 않은 무대. 자랑스러운 신화 옆에 있는 신화창조가 되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앙코르 무대 ‘으쌰으쌰’, ‘TIME MACHINE’, ‘RUN’, ‘YO’를 끝으로 네 시간에 가까운 공연은 모두 마무리됐다. 데뷔 7700일을 앞둔 신화와 ‘신화창조’의 아름다운 밤이 흐르고 있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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