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칸 황금종려상] 봉준호, 송강호에 트로피 바치는 퍼포먼스… 존경·애정 드러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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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폐막 포토콜에서 송강호에게 상패를 건네고 있다. AF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폐막 포토콜에서 송강호에게 상패를 건네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다른 의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우선 봉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와의 각별한 인연이다. 송강호는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에 이어 ‘괴물’(2006) ‘설국열차’(2013)까지 함께했다. ‘기생충’에서 기택 역을 맡은 송강호는 이번 칸 영화제에도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폐막식 끝까지 봉 감독과 함께했다.

봉 감독은 수상 발표가 나자 이례적으로 송강호를 무대에 불러 소감을 청하는 등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시상식 후 이어진 포토콜 행사에서 봉 감독은 무릎을 꿇고 송강호에게 트로피를 바치는 퍼포먼스도 펼쳐 보였다. 동료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 경쟁부문 첫 진출작은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전’이다. 이어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07년엔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09년엔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받았다.

2010·2011년엔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연속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상, 2012년엔 신수원 감독이 ‘서클라인’으로 비평가주간 카날플뤼스상을 받았다. 가장 최근인 2016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을 받은 바 있다.

외신들도 한국영화의 첫 황금종려상 수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AP통신은 25일(현지 시간) 봉 감독의 수상을 긴급 기사로 타전한 뒤 이어지는 기사에서 “‘기생충’의 수상은 한국영화로서는 첫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며 “여러 장르가 결합한 이 영화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거의 틀림없이 가장 호평받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AP는 또 “우리는 이 영화가 서로 다른 장르를 통해 보여 준 미스터리를 공유했다”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을 전했다.

이 통신은 지난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 이어 아시아 감독이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도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아시아 영화가 또다시 칸 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dpa통신은 ‘봉준호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첫 한국 감독이 됐다’는 기사에서 현대 한국 사회의 계급 문제를 파헤친 영화라고 기생충을 소개했다.

AFP통신은 ‘한국의 신랄한 풍자가 봉준호가 칸에서 역사를 썼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봉 감독이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 당시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가 체포됐고, 박근혜 정부 때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또 봉 감독이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송강호에게 무릎을 꿇고 황금종려상을 건넨 장면을 묘사하며 송강호를 한국의 ‘국보급 배우’로 소개했다. 조영미 기자·일부연합뉴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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