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남망산 공원에 높이 110m 전망대 추진 논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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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에 세울 목조 전망타워 조감도. 타워뷰 제공 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에 세울 목조 전망타워 조감도. 타워뷰 제공

경남 통영시가 한국전쟁 직후 시민 모금 운동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이 들어선 남망산에 높이 110m 전망대를 세우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통영시는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관광객 1000만 시대 개막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구상이지만, 시민 정서나 방문객 수용 여건을 고려할 때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민간사업자 목조 타워 제안

시의회 상임위 통과 내주 본회의

“호국 염원 서린 성역” 반발에

대체지로 이순신 공원 거론도

10일 통영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개회한 제196회 통영시의회 임시회에 ‘통영타워뷰 조성사업 기본협약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 동의안은 남망산 목조 전망타워를 제안한 민간사업자 ㈜타워뷰와 공식 협약을 맺기 위한 절차다.

타워뷰는 150억~200억 원을 투자해 1만㎡의 부지에 높이 110m 전망대를 세울 계획이다. 목조 시설로는 세계 최고 높이라는 설명이다. 통영시로부터 시유지를 유상으로 임대한 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전망대 등 시설물을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짚라인, 슬라이드, 투명 엘리베이터 등을 갖춘다. 타워뷰는 이에 따른 지역 경제 창출 효과가 4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측은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기본협약을 거쳐 12월까지 기본계획과 타당성조사에 착수,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획 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1년 하반기 중 준공할 수 있다. 일단 동의안은 시의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오는 18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에 세울 목조 전망타워 조감도. 타워뷰 제공 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에 세울 목조 전망타워 조감도. 타워뷰 제공
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에 세울 목조 전망타워 조감도. 타워뷰 제공 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에 세울 목조 전망타워 조감도. 타워뷰 제공

반감도 적지 않다. 남망산이 갖는 각별함 때문이다. 남망산은 벚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해발 72m의 아담한 언덕배기다. 통영항을 한눈에 담으며 멀리 한려수도 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통영 팔경 중 하나로 시민들에겐 호국 염원이 서린 성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산꼭대기에는 6·25 전쟁 후 시민의 힘으로 일으킨 이충무공 동상이 있다. 또 공원 기슭에는 조선시대 무과 과거 시험장인 열무정(활터)이 보존되고 있다. 원도심에 남은 마지막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당장 시의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김미옥 의원은 “시민 대다수가 ‘왜 하필 남망산이냐’고 되묻고 있다”면서 “전망대가 관광 산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어려울뿐더러, 설령 가능하다 해도 턱없이 부족한 주차시설 등 수용할 여건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간사업자의 역량 부족 우려도 나온다. 타워뷰가 5월 설립된 신생법인이라 재정 상태 불확실, 전문성 부족 등이 우려된다. 전병일 의원은 “200억 원 상당이 필요한 대형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민이 많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통영시와 사업자가 한발 물러섰다. 사업 대상지를 남망산 공원에 특정하지 않고 타당성 검토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대체지는 이순신 공원이 거론되고 있다.

타워뷰 정원석 대표는 “사업 편의를 위해 새 법인을 설립했을 뿐 구성원은 대기업 출신의 전문가들로 포진돼 있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나 추진 방향도 이미 수립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한 친환경 목조 시설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나 주변 산책로 등 기존 시설이나 의미는 전혀 가리지 않는 위치에 준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산도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망루 느낌이 될 것”이라며 “신뢰할 만한 전문가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객관적 분석과 데이터를 토대로 투명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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