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현 울산시 남북교류협력추진단장 “산업수도 울산, 대북 경제협력 얼음 깨는 쇄빙선 역할해야”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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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과 정파를 넘어 남북교류사업은 활발히 이어져야 합니다. 그 중심에 산업수도 울산이 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진보 정치인으로 남북교류사업 앞장

“울산의 조선·車 산업, 항만 활용

북한 원산·청진 등 교류 방안 구상”

김창현(57) 울산시 남북교류협력추진단 단장은 송철호 울산시 행정부가 들어선 뒤 신임 단장으로 임명됐다. 울산 진보정치의 맏형에서 이제 남북교류사업 전도사로 변신한 셈이다. 하지만 25년간 진보정치 외길을 걸었던 그가 민주당 지방정부에서 송 시장과 한 배를 탄 사실은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중당 소속 울산시장 후보로 송 시장과 경합을 벌였던 사이이기도 하다. 지역 정가에선 그를 놓고 ‘혹시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건 아닐까?’, ‘민주당 입당 수순?’ 등 온갖 추측과 소문이 나돌았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그는 최근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폭탄 선언했다. 사실 남북교류사업은 그의 오래된 꿈과 맞닿아 있다. 진보 정치인으로서 신념을 밝힌다면 “언제나 ‘비정규직 없는 차별받지 않는 세상’, 그리고 ‘외세 간섭 없는 자주적 평화통일’”이었다. 그는 평소 “남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기회가 온다면 여기에 삶을 던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송 시장도 그의 결심에 공감, 자신의 공약인 남북교류 사업을 밀어붙일 적임자로 판단했다. 실제 김 단장은 과거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하면서 북한의 여러 대남사업 담당 기구와 교류한 경험도 갖고 있다.

울산시는 이미 지난해 9월 남북 교류협력 기금 50억 원 조성을 결정했고, 두 달 뒤 울산시장을 위원장으로 기업체,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대표를 모아 남북교류협력위원회도 발족했다. 김 단장은 남북교류사업의 핵심인 경제협력 분야를 담당하는 최일선 책임자다. “울산시는 북한과 경제협력에 있어 쇄빙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배를 갖고 들어가는 건 기업체지요. 우리는 길을 터주고 기업이 안착하도록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남북관계가 워낙 얼어붙어 있다보니 얼음 깨기가 쉽지 않네요.(웃음)”

안팎의 숙제도 산적해 있다. 크게는 북한의 경우 중앙 통제가 헐거운 지자체 간 협력에 부정적 기류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무그룹인 공무원 조직과 융화도 해결할 몫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울산시가 상공회의소, 겨레 하나라는 단체와 손잡고 평양에 국수공장을 차렸다가 차기 정부에서 이 일로 조사를 받은 것은 뼈아픈 경험이었다.

그렇다고 움츠러들 김 단장이 아니다. 그는 울산의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같은 주력산업과 주요 항만을 활용해 울산을 북한과의 경제협력 거점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다. 김정은 위원장의 ‘제2의 고향’으로 불리는 항구도시 원산이나, 북한 최대의 공업도시 청진 등과 경제협력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작게는 태화강국가정원에 시민이 참여하는 남북평화정원을 만들고, 시민 공감대를 형성할 각종 남북교류 전시회·토론회 등도 열 계획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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