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석유시장 7년… 유통시장 경쟁 촉진, 가격인하 효과 ‘톡톡’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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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개설된 KRX석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 석유 유통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석유 유통시장에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매수자 가격 실시간 공개

투명·공정한 시장유도 역할

총 249억 리터 32조 원어치 거래

석유제품 소비량 11% 차지

유통체계 한 축 담당 ‘급성장’

■KRX석유시장 개설 경과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부산에서 전국 100여 개 주유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KRX석유시장 주유소 워크숍을 열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부산에서 전국 100여 개 주유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KRX석유시장 주유소 워크숍을 열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KRX석유시장은 국내 석유시장의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자 정부 주도로 ‘석유 유통시장의 투명성 제고·경쟁 촉진’ 방안이 마련되면서 2012년 3월 말 한국거래소에 개설됐다. 2008년 7월 두바이 원유가 배럴당 140.70달러까지 폭등한 이후 연말에는 36.45달러로 무려 100달러 이상이 폭락한 뒤 2009년부터 다시 급반등해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물가가 불안해진 측면이 작용했다.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훌쩍 뛰어넘어 국민경제와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석유제품은 필수재 성격이 강해 가격이 낮을 때는 소비자가 민감하지 않으나 가격이 높을 때는 상당히 민감한 특성을 보이게 된다.

한편,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휘발유 가격도 크게 뛰지만 국제유가가 폭락하는 경우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제대로 하락하지 않아 국내 석유 유통구조에 많은 의혹이 쌓였다. 이에 정부는 소수 정유사의 과점적 유통구조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를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거래소에 KRX석유시장을 개설해 증권시장처럼 장내에서 서로 경쟁을 통해 거래를 체결하고 그 가격정보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경쟁시장을 도입해 가격의 투명화와 적정화를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KRX석유시장의 기본 구조

KRX석유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원유가 아니라 원유를 정제해서 만든 석유제품이다. 그중에서 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 그리고 난방용 등유가 거래되고 있다. 주로 정유사, 수출입업자 등이 매도한 제품을 대리점, 주유소, 판매소 등이 매수하는 구조이다. 매매방식으로는 증권시장과 유사하게 다수 참가자간 경쟁에 의해 체결되는 경쟁매매와 대량거래 시 가격 급변동을 방지하고 원활한 배송 등을 지원하기 위해 참가자간 매매조건을 협의해 체결하는 협의상대매매가 있다. 가격은 전일종가 대비 상·하 10%로 제한된다.

KRX석유시장의 이용의 장점으로는 우선 정유사, 대리점 등 주요 공급자는 KRX석유시장에서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유소에 공급해 주유소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KRX석유시장에서 거래한 금액의 0.2%만큼 법인세(소득세) 세액을 공제해 준다.

■석유 유통 한 축 담당…가격인하 효과

KRX석유시장은 2012년 3월 말 개설 이후 2019년 9월 말까지 총 249억 리터, 약 32조 원이 거래됐다. 금년에는 9월 말까지 총 39억 리터가 거래됐으며 연말까지 48억 리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 대비 11%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KRX석유시장의 거래규모가 성장하면서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인하 효과도 가져왔다. 특히, KRX석유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주유소들의 소비자 판매가격 인하 효과가 2013년부터 4년간 약 1500억 원으로 측정됐고, 인근 주유소로의 파급효과도 2014년부터 3년 간 약 3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KRX석유시장도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률상 자격이 정해진 매도자 보다는 매수에 참여하려는 주유소가 많아야 한다. 현재 KRX석유시장 참가 주유소도 적지 않지만 전국 주유소 수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유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주유소 대상 일대일 방문 마케팅, 주유소협의회 등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과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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