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명’ 경찰 수사 없었다면… 울산시장 선거 뒤바뀌었을까?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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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이번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해 “민심을 강도질한 권력형 범죄”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가 작년 울산시장 선거 패배의 결정적 이유였다는 것이다.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 맞붙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한국당 후보인 김기현 전 시장의 지지도는 검찰 수사 이전부터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 양상을 보였다.

당시 PK 여론조사 민주당 우세

‘결과 뒤집을 요인’ 속단 어려워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2월 2일부터 3일까지 ubc의뢰로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김 전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송 시장(21.6%)보다 15.6%포인트(P) 앞선 37.2%를 나타냈다. 그러나 3월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수사가 본격화된 뒤 4월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부산일보의 여론조사에서는 송 시장(41.6%)의 지지율이 급부상하며 김 전 시장(29.1%)을 크게 앞섰다. 경찰 수사가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반면 그 이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송 시장이 김 전 시장의 앞서는 결과도 있었다. 2017년 12월 국제신문의 의뢰(24일~26일)로 실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양자 대결에서 송 시장(48.1%)이 김 전 시장(40.4%)을 7.7%P 앞서며 오차범위(±3.4%) 밖에서 우세를 보였다. 두 사람에 대한 민심이 고정되지 않은 채 상황의 흐름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시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당시 범여권 후보자로 분류됐던 오거돈 현 부산시장이 22.6%로 당시 한국당 유력 후보인 서병수 전 시장(14.2%)에 비해 8.4%P 앞섰다. 하지만 다음 해 지방선거를 직전에 두고 본보와 부산MBC가 함께 실시한 6월 여론조사에서는 오 시장이 서 후보자를 20.4%P 따돌리며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김경수 현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거론된 이후에는 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줄곧 앞섰다.

추세적으로 PK 전 지역에서 민주당이 한국당을 앞서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찰 수사가 김기현 전 시장의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농후하나, 결과를 뒤집을 요인이었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참고로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결과는 송 시장이 31만 7341표(53%)로 23만 475표(40%)를 받은 김 전 시장에 낙승을 거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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