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팁] 145.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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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물가·초양극화 시대 ‘지역 내 강남’ 더욱 부각될 듯

요즘 우리 사회의 큰 이슈 중에 하나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고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1%대 기준금리로, 한국이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미약한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되는데 지난해 단행한 두 차례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자 시장이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하’를 단행했다.

두 번째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은 이례적인 마이너스 물가 우려이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4%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까지는 아니라면서도 저물가를 우려한다. 하지만, 수요 위축으로 저물가가 오래 가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실물경기까지 위축돼 ‘D의 공포’, 즉,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보는 전문가의 시각도 많다.

세 번째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은 ‘초양극화’다. 최근 9·13 부동산대책 발표 후 가라앉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다시 ‘꿈틀’하자 지방 큰손 투자자들의 ‘상경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남4구와 용산구, 마포구, 성동구 등을 집중 매입한다고 한다. 반면 서울·수도권의 ‘꾼들’도 집값이 크게 떨어져 침체라는 낙인이 찍힌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돈 되는 곳만 꼭 집어 사들이는 원정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서울에서 내려온 원정투자단이 부산지역 모 아파트단지 내 중개업소에서 물건을 소개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는 업계의 이야기도 들린다. 서울, 지방을 가리지 않고 투자대상지역을 매우 세분화하여 선별투자하는, 그야말로 초양극화시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첫째, ‘지역내 강남’의 부각 및 고착화다. 서울에서 내려온 원정투자단이 우리 지역내 몇몇 곳만 집중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 부산지역 내에서도 곧 ‘강남지역’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방부동산의 지역별 명암이 나타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불안정화 모습이 개선될 지역과 불안정이 그대로 지속될 지역이 판가름 날 것이다. 그리고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집중 가속화도 나타날 것이다.

그 외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인해 부동산시장에 나타날 영향은 ‘한국 부자’들의 투자 학습패턴이 부각될 것이라는 점이다. 요즘 SNS등을 보면 ‘은퇴자금 날리는 부동산’ 등의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는데 결국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지키는 투자원칙’은 시장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부동산시장에 나타날 영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당위성은 충분하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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