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올 겨울 첫 ‘미세먼지 비상조치’ 0점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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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미세먼지 고농도계절인 12~3월 공공차량 2부제 실시 첫 시행을 맞아 11일 오후 부산경찰청 민원인 주차장 입구에 2부제 시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시가 미세먼지 고농도계절인 12~3월 공공차량 2부제 실시 첫 시행을 맞아 11일 오후 부산경찰청 민원인 주차장 입구에 2부제 시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올 겨울 부산에 처음으로 시행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대책들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선 구·군 주차장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들로 북적이고 있었으며, 일부 대책은 권고 수준에 그쳐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는 11일 전국 9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부산은 올 겨울 첫 시행이다. 부산에서는 경차까지 포함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건설공사장 근무시간 단축이 실시됐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에도

구·군 주차장 위반 차량 북적

서울 주차장 전면폐쇄와 대비

공사장 시간 단축은 권고 불과


유명무실한 대책에 효과 의문

“홍보 부족·소극적 대응 문제”

그러나 차량 2부제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일선 구청 주차장에는 2부제를 어긴 차들이 많았다. 민원인 차량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일보〉 취재진이 이날 오후 3시 일부 구·군 청사 주차장 방문 취재했다. 11일에는 홀수 차량만 주차할 수 있다. 동구청의 경우 총 주차 가능 277대 중 51대가 짝수 차량이었다. 동래구청에는 총 170대 중 66대, 수영구청에는 70대 중 45대, 남구청에는 민원 주차장 107대 중 23대가 짝수 차량이었다.

한 구청 주차 경비원은 “직원들은 2부제를 지켜야 하지만, 일반 민원인에게는 강제할 수 없어 평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은 2부제를 피해 인근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차량 운행을 줄여 미세먼지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2부제 기본 취지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구청 관계자는 “이 같은 얌체 행위는 부산 시민 모두가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건설공사장 근무시간 단축 대책은 권고 수준에 그쳐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도로 먼지 제거 차량의 운행 횟수도 늘었지만 시민들 반응은 부정적이다. 동래구에 사는 김 모(60) 씨는 “한 번씩 도로에서 미세먼지 흡입 차량을 보지만, 하늘에 꽉 찬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까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의 홍보 부족도 꼬집었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도록 시가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은주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은 “부산시 미세먼지 관련 예산 중 시민 계도나 홍보에 쓰는 금액은 터무니없이 적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로부터 시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대책이 절실하다. 실제로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을 전면폐쇄 했다. 25개 구청 및 동주민센터 등 424개 곳이다. 민원인들도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 서울시 한 공무원은 “다른 시·도와 다르게 아예 주차장을 폐쇄해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2부제 실시는 각 구·군 기관장들의 재량이다. 또 강제적으로 민원인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없어 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박혜랑·이상배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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